
해외 발급 공증서 확인에 허점… 판별은 직원 육안 심사에 의존
적발돼도 형사처벌 어려워 반복 시도…"검증 시스템 개선해야"
외국인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피부양자로 등재되는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AI 기술 발달로 위조 수법이 정교해지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7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건보공단에서는 직장가입자의 가족 자격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을 희망하는 외국인들이 위조 또는 변조한 공증서를 제출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다. 공단 직원들도 문제 제기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한다.
복수의 건보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특정 국가에서 발급된 외국인의 공증 서류를 제3자가 생년월일과 이름을 바꿔 제출하거나 혼인증명서 인적사항을 조작한 사례가 확인됐다. 통상 외국인이 제출하는 공증서는 본국에서 발급받아 번역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AI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으로 조작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위조 행위는 서류 확인 절차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외국인은 피부양자 등록 필수 서류를 본국에서 발급받아 제출하는데, 위변조 여부를 가려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 직원이 육안 검토로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면 그대로 통과된다. 특정 지역 창구에서 적발되면 다른 창구로 옮겨 재시도하는 사례도 있다.
국가별 검증 체계 차이도 중요 변수다. 국내 가족관계증명서는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서 발급번호를 조회해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국가가 상당수다. 위변조 서류로 피부양자에 등재되면 별도의 보험료 없이 국내 의료기관 혜택을 볼 수 있다. 불법으로 자격을 얻는 외국인이 늘어날수록 국민 혈세가 새는 셈이다.
내국인과 외국인 간 심사 기준 차이도 제도적 공백을 드러낸다. 한국인은 70세 이상 고령자에 한해 증빙서류 제출이 면제되지만, 외국인은 서류 발급의 어려움을 이유로 동일 직장에서 3개월 이내 재신고 시 연령과 무관하게 면제된다. 사후 검증에서도 한국인은 법률혼의 경우 대법원 전산망과 연계해 연 2회 추후 검증을 거치지만, 외국인은 전산 연계가 어려워 사실상 사후 검증이 불가능하다.
공단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위조 서류를 100%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위조 이력이 확인된 민원인 정보는 전국 접수 창구가 공유하는 최소한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AI 기술 발전으로 위조 문서가 갈수록 정교해지는 만큼 직원 개인의 경험에만 의존해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위조 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전국 접수 창구에서 공유하는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586/0000135528?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