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드러난 다주택자 규제 카드의 하나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보유 주택 수에 따른 차등 적용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금액을 뺀 금액 중 실제로 세금 산정에 쓰는 금액(과세표준)을 정하는 비율을 말한다. 공시가가 20억원이고 기본공제금액이 14억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라면 3억6000만원만 갖고 세금을 산출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번 세제안에서 1주택자 여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달리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비율은 법에 정한 범위 60~100% 가운데 하한인 60%다. 정부는 내년부터 이 비율을 모두 70%로 올리기로 했다. 2028년부터 1주택자는 그대로 두고 1주택자 이외의 경우 다시 10%포인트 더 높인 80%를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가 밝힌 80% 대상은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1세대1주택자를 제외한 주택보유자다. 정부 설명을 보면 조정대상지역에선 2주택 이상 보유자, 즉 다주택자가 해당한다.
주택 수별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은 이미 재산세에 시행되고 있다. 1주택자 43~45%, 다주택자 60%다. 이제 종부세도 차등 적용된다.
그런데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의 불똥이 애꿎은 1주택 부부 공동명의에 떨어지게 됐다. 종부세에서 1주택을 공동으로 소유한 부부는 1세대1주택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종부세법은 1세대1주택자를 “세대원 중 1명만이 주택분 재산세 과세대상인 1주택만을 소유한 경우”로 명시해뒀다. 1주택 부부 공동명의는 소유자가 1명이 아닌 2명이어서 2028년부터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적용받는다. 정부도 이를 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1주택 부부공동명의는 법에서 정한 1세대1주택자가 아니어서 80%가 맞다”고 말했다.
공동명의자들의 속이 끓는다. 정부가 기본공제금액과 고령자 등의 세액공제에서 1주택 부부공동명의자에 특례를 허용하면서 1세대1주택자 대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명의는 기본공제금액이 현재 각각 9억원씩이고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1세대1주택자 특례 신청을 하면 1세대1주택자와 같은 기본공제금액(14억원)과 세액공제(최대 80%)를 받을 수 있다.
재산세는 공동명의에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한다. 1세대1주택을 개인이 아닌 세대 기준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같은 보유세인데 국세와 지방세 잣대가 다르다.
공동명의자들은 “우리가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어 정부가 투기꾼으로 보는 다주택자냐”며 “부부 공동명의를 장려하더니 뒤통수를 친 격”이라고 반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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