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금을 안 올린다고 해서 뽑았는데 뒤통수를 치네요. 40대 후반에 속은 내가 멍청하지.”
부동산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더불어민주당 ‘탈당 인증샷’과 함께 올라온 글이다. 이 커뮤니티에는 “1주택인데 내 집에 들어가려 하니 퇴거 대출이 안 나온다” “비거주가, 전세 제도가 나쁜 거냐”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과 함께 탈당을 인증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수도권 ‘부동산 민심’이 들끓으면서 정부·여당이 보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세제 혜택이 대폭 축소된 비거주 1주택자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실거주로 인정하는 예외 사례를 확대하고 그동안 선을 그어온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까지 검토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매매·전월세 시장이 이미 요동칠 조짐을 보이는 데다 공급 확대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를 앞두고 7일 2차 점검 회의를 열었다. 3일 1차 회의에서 “주택 공급을 위한 가용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회의다. 6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관계부처 장관들로부터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 지원 및 부동산 조기 공급 유도 방안을 보고 받았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폭적인 공급 확대와 신속 실행 방안이 폭넓게 개진됐으며 면밀한 검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기존 사고 방식에 매달리지 말고 전환적으로 판단해 과감히 생각하고 실천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1·29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에 포함된 서울 용산 캠프킴 부지와 태릉CC, 방첩사, 과천경마장 부지 등의 진척 상황을 점검하며 속도감 있는 집행을 당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택지 후보지를 하나하나 테이블에 올려 착공 가능 시기와 물량 등에 대한 아이디어도 다양하게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부지의 부동산 공급 후보지 지목에 반발하는 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서울시와 일단 협의부터 해야한다”며 대화와 설득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 태릉CC와 과천경마장 등 1·29 공급대책 대상지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총량 규제의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자체의 그린벨트 해제 총량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다만 서울시와 과천시 등 해당 지자체가 개발을 놓고 정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어 정부가 원하는 ‘닥공(닥치고 공급)’ 속도전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이 대통령이 부정적으로 언급했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카드를 다 꺼내놓고 봐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재개발·재건축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도 있다”고 전했다. 또 정부는 가계대출 규제는 유지하되 주택 공급과 관련해 청년·무주택자에게는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여당은 수도권 중산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보완 의지를 내비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최대한 국민 입장에서 보겠다”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제재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개편안은 비거주 1주택자가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이전할 경우 최장 3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도록 했는데 정부는 예외 인정 범위와 기간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도 당내 서울 지역 의원들의 의견을 전하며 “일시적 비거주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양·취업뿐 아니라 재건축으로 이주한 경우에도 공사 기간의 2분의 1 정도를 거주 기간으로 반영하기로 했는데 이런 부분도 더 논의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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