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전진 김지우 기자] “강서구에서 30년을 살았어요. 홈플러스 망하면 안 되잖아요. 장 볼 곳도 없는데…오징어 하나라도 더 사줘야죠.”
7일 오전 10시 서울 홈플러스 강서점 수산물 코너. 주름이 깊게 패인 손으로 냉장 오징어 한 팩을 집어 든 한 70대 여성은 상품을 정리하던 직원을 향해 “힘내시라”는 말을 건넨 뒤 하나를 더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는 “홈플러스가 문을 닫은 뒤에는 저 멀리 농협까지 장을 보러 다녔다”며 “폭염에는 밖에 나가기도 힘들었는데 오늘 다시 문을 연다고 해 아침부터 왔다”고 말했다. 25일 만에 다시 문을 연 홈플러스에는 이처럼 인근 단골 주민들의 응원 손길이 묻어났다.

가오픈은 정식 개장 전 시스템을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최종 준비 단계다. 매장은 북적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이 그동안 강서점을 이용해 온 단골 주부와 고령층이었다. 아이와 함께 장을 보러 온 40대 주부는 “물건이 많지 않을 것은 이미 알고 왔다”며 “계란 같은 품목은 있을 것 같았고 주민으로서 사주자는 마음에 계란도 사고 수박도 한 통 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문을 닫았을 때는 동네가 텅 빈 느낌이었다”며 “여는 날 한 번은 와야 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매장 곳곳에서는 정상화를 준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텅 빈 매대 속 진열된 물건은 대부분 자체브랜드(PB) ‘심플러스’였다. 청과 매대는 과일 대신 진열 받침만 드러났고 두부·콩나물 냉장고는 맨 아래 한 칸만 채워져 있었다. 반찬·즉석밥 통로에는 ‘상품 입고 준비중’ 안내문만 붙었다. 직원들은 쉴 틈 없이 상품을 진열했다. 물건을 찾는 고객에게는 “기다려주시면 곧 더 들어올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재개장 소감을 묻자 한 직원은 짧게 “앞으로 잘돼야죠”라고 말했다.


식품사 등 업체들의 납품도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햇반과 만두 등 제품 공급을 시작했고 대상(001680)도 홈플러스가 요청한 품목부터 납품에 들어갔다. 서울우유와 오뚜기(007310), 롯데칠성(005300)음료, 남양유업(003920) 등은 재개 조건을 협의 중이다. 농심(004370)은 선입금을 조건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상당수 업체는 미지급 대금 등 문제가 있어 완전한 공급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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