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n.news.naver.com/article/215/0001261514
약 4만7,000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이종 교배 과정에서 유입된 성장호르몬 수용체(GHR) 유전 변이가 오늘날 현대인의 근육량과 제지방량(체중에서 체지방량을 뺀 양), 턱·치아 형태 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MPIEA)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등 국제 연구팀은 6일(한국시간)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네안데르탈인 유래 성장호르몬 수용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인기 근육량이 평균 약 271g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해당 유전 변이가 근육과 제지방량뿐 아니라 턱과 치아 형태 등 신체적 특징과도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일반적으로 현대인보다 탄탄한 체격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되며, 화석 뼈에는 큰 근육이 붙어 있던 흔적과 두드러진 눈썹 융기, 비교적 짧은 치근 등의 특징을 보였다.
6,602명의 어린이를 출생부터 11세까지 분석한 결과, 이 유전 변이와 키·체중 등과의 뚜렷한 연관성은 없었다. 이는 이 변이의 영향이 태아기나 어린 시절보다 사춘기 또는 그 이후 두드러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영국·핀란드·일본·한국·대만 바이오뱅크 자료를 이용해 성인 113만여 명을 분석하자 이 유전자 변이 유무에 따른 차이가 드러났다.
네안데르탈인형 수용체 유전자 사본 한 개가 있는 사람은 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보다 근육량이 팔다리 근육량 150g과 몸통 제지방량 121g 등 271g 더 많았다.
연구팀은 이 유전 변이는 아프리카 이남 인구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 비교적 많다며 이 유전자가 있는 DNA 구간이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간 교배를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카롤린스카 의대 휴고 제베리 교수는 "이 연구는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변화 하나가 오늘날에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