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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덤블링 하던 '1대 빌리' 임선우, 백조의 날개 달고 왕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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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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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317345?sid=103

 

[인터뷰] 유니버설발레단 차세대 스타 임선우
8월 14~23일, 유니버설 발레단 '백조의 호수' 공연
지그프리드 왕자 역...어린 빌리에서 성장 궤도

"하체가 동사라면, 상체는 형용사...
머리카락까지 꼿꼿하게 서있는 기품 보여줄 것"
2010년 한국 초연 당시 1대 '어린 빌리'로 무대에 올라 덤블링을 하며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꿈을 꾸던 소년. 소년은 어른이 되어 2026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속 성인 빌리(성인 무용수) 역으로 다시 섰고, 같은 해 유니버설발레단 최고 등급인 '수석무용수' 자리에 올랐다.

(중략) 수석무용수 승급 후 전막 재연으로 '백조의 호수'(8월 14일 ~ 23일, 서울 예술의전당)를 맞이하는 발레리노 임선우(27)를 4일 서울 마곡동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만났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임선우. / ⓒ June Ye,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임선우. / ⓒ June Ye,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어린 빌리로서의 경험은 클래식 발레리노 임선우에게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됐다. 탭댄스, 현대무용, 피아노 위 덤블링까지 접하며 몸의 움직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세밀한 대사·숨소리 분석을 통해 캐릭터에 몰입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 장기 공연을 이끌어본 경험은 살면서 어떤 시련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돼주었다. "백조의 호수 공연장을 찾아주실 관객분들 중에서도 빌리의 추억을 함께 느끼실 분들이 계실 텐데, 그 울림을 가지고 이번 발레 무대도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백조의 호수'에서 지크프리드 왕자를 맡았던 임선우. / ⓒ Lyeowon Kim,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지난해 '백조의 호수'에서 지크프리드 왕자를 맡았던 임선우. / ⓒ Lyeowon Kim,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작년 솔리스트로서 무사히 지그프리드 데뷔전을 치러냈던 그는 올해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후 다시 이 무대에 오른다. 겉으로는 담담해 보여도 무대를 대하는 중압감과 책임감은 한층 깊어졌다. "작년 공연은, 사실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공연이 끝나고 기절하듯 녹초가 됐죠(웃음). 올해는 스스로에게도 깊이 남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잠들기 전에도 오늘 리허설 코멘트를 복기하고 음악을 들으며 연기를 고민해요."

한 번 겪어봤기에 아는 것이 많아진 만큼, 캐릭터에 대한 고민과 혼란도 함께 커졌다. 그가 해석하는 지그프리드 왕자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왕자가 마냥 나쁜 남자나 바보 같은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정하고 속이려 덤벼드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버린 가여운 존재죠. 흑조와의 파드되(2인무)가 끝나고 썩은 꽃이 눈앞에 던져졌을 때의 절망감, 숲속에서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모습 등을 절절히 그리고 싶어요. 백조에게 용서를 구하러간 뒤 결투 끝에 악마를 처단하는 모습을 보면 그 안에 복잡한 감정과 진한 순애가 있어요."
 

2026년 유니버설발레단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 컨셉 사진. / ⓒ YOON6PHOTO,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2026년 유니버설발레단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 컨셉 사진. / ⓒ YOON6PHOTO,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마린스키 스타일의 엄격함과 우아함이 살아있다. 지그프리드 왕자로서 군무 속에서도 눈에 띄는 기품을 유지하기 위해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다름 아닌 '상체의 언어'였다.

"걸어가거나 뛰어다닐 때도 차분하게 한 걸음씩 옮겨요. 뒷모습 라인이 똑 떨어지도록, 머리카락 끝까지 세우는 기분으로 '풀업(Pull-up)' 상태를 유지합니다. 발레에서 하체가 동작을 전달하는 '동사'라면, 상체는 그것을 풍성하게 꾸며주는 '형용사'예요. 팔꿈치와 손끝의 연결을 연구하면서 상체 프레이징을 부드럽고 길게 가져가려고 노력합니다. 그 형용사가 풍성해질 때 관객이 느끼는 왕자의 기품도 살아나니까요." 파트너인 발레리나 이유림과 호흡도 무르익었다. 지도위원들의 세심한 점검 속에서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있다고.
 

지난해 '백조의 호수'에서 지크프리드 왕자 역을 맡았던 임선우. / ⓒ Lyeowon Kim,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지난해 '백조의 호수'에서 지크프리드 왕자 역을 맡았던 임선우. / ⓒ Lyeowon Kim,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오딜(흑조)과 춤출 때는 왕자가 가장 신나고 행복한 순간이라 에너지 넘치게 즐길 수 있다면, 오데트(백조)와의 아다지오는 처절하고 느린 음악일수록 보여지는 시간이 길어 신경 쓸 게 정말 많아요. 파트너가 백조의 날갯짓을 표현할 때, 왕자로서 그 감정선을 어떻게 받고 더 끌어올려 줄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한국발레협회 당쇠르 노브르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발레리노로 입지를 다진 임선우.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매일 일기를 쓰며 자신을 다스린다. 과거 큰 부상을 겪었을 때도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글쓰기로 슬럼프를 극복해 냈다. 대사도, 노래도 없는 발레 무대이지만 그는 말없이 전달하는 언어의 힘을 믿는다.

"앞으로 유니버설발레단 레퍼토리인 춘향 속 '몽룡'도,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도, 그리고 관객분들이 기대하시는 나쁜 남자 캐릭터까지 아프지 않고 계속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번 '백조의 호수'를 관람하시고 가슴속에 깊은 잔상과 따뜻한 추억을 안고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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