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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쿠팡 주가는 왜 반토막이 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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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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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주가는 오늘 장 마감 기준으로 16달러다. 지난해 11월 초, 그러니까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가 시작되기 전에는 32달러를 넘었다. 반토막이다. 2분기 실적 발표 뒤 주가는 더 나빠졌다.

사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 발표 뒤 컨퍼런스 콜에서 '활성 이용 고객이 사상 최고치를 회복했고, 이탈했던 고객도 대부분 돌아왔다'며 낙관적 이야기를 했다. 주가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회사는 회복을 말하는데, 투자자들은 왜 실망했을까?

■ 장기적 성장 비전이 결실을 보나 했더니

우선 분기별 영업손익을 보자. 쿠팡은 사업을 시작한 뒤 장기간의 적자를 감내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난 것은 2022년 3분기에 이르러서다.
 

쿠팡의 10k, 10q 보고서 자료를 클로드를 이용해 시각화. 숫자는 전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

쿠팡의 10k, 10q 보고서 자료를 클로드를 이용해 시각화. 숫자는 전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
이 전략은 아마존의 전략이다. 미국 아마존은 인터넷 전용 서점으로 문을 열었다. 온라인 시장의 본질을 간파한 뒤 시장 점유율을 높여 장기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썼다. 이를 위해 제프 베이조스는 매년 주주 서한을 통해 '장기적 시야'를 강조했다. 다시 말하면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인내'를 주문한 것이다.

쿠팡은 정확히 이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한국 시장에 적용했다.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회장의 전폭적 투자를 바탕으로 수조 단위 적자를 감내했다. 역시 장기적 관점이다.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의 경쟁자를 다 제압하고 시장을 장악할 때까지 버티겠다는 전략.

이 전략은 성공했고, 이제 온라인에 쿠팡의 적수는 없다.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이었다.

지난해 11월의 3,700만 명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변곡점이 됐다.
사실 쿠팡은 2022년 3분기 이후로는 대체로 이익을 냈다. 특히 사고 전 1년 동안은 분기 영업이익이 계속 2천억 원을 넘었다.

그러나 해당 분기(2025년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15억 원으로 급감했다. 대규모 보상 쿠폰이 발급된 1분기에는 3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이번 분기는 6천억 원이 넘는 공정위 과징금을 포함해 8천3백억 원에 달하는 분기 적자를 냈다. 상반기 적자가 1조 원을 넘는다.

물론 과징금의 경우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다. 불복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걸 제외해도 2천억 원이 넘는 적자다. 예상치 못한 숫자다.

블룸버그 집계로 시장은 이번 2분기에 공정위 과징금(약 4.1억 달러)을 제외하면 약 5천만 달러 수준의 영업 이익을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5억 달러에 가까운 적자. 예상을 하회했고, 주가는 장 마감 뒤 시간 외에서 7% 이상 하락했다.
 


■ 예상보다 많이 쓰고

유통업체인 쿠팡은 거대한 물류창고를 직접 짓거나 빌려야 한다. 입이 떡 벌어질 규모의 창고가 엄청난 수의 사람과 자동화 로봇에 의해 굴러간다. 다른 유통업체들은 이 엄청난 시설을 지을 돈이 없어서, 아니면 짓고 나서 이익을 낼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다. 이게 쿠팡이 만든 일종의 경제적 해자(Moat)다.

다만 매출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이 물리적 물류창고는 계속 늘어야 한다. 즉 직접 계속 새로 짓거나, 새로 임대해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 건설비나 임대료 같은 고정비가 집행되어야 한다.
 


문제는 사고 이후 매출이 급감해 버렸단 점이다. 그러면 미래 매출 증가를 예측해 늘려놓았던 공간은 남는다. 빈 공간이 뭐가 문제인가 싶겠지만, 이 공간을 위해 이미 지불했을 임대료나 건설비를 생각하면 이건 바로 손해로 직결된다.

이미 만든 공간은 그렇다 치자. 미래를 위해 짓는 공간에 들어가는 비용은 어떻게 하나? 쿠팡은 감당하기로 했다. 이미 짓고 있어서 혹은 계획을 해놔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쓰기로 했다.

또 여기에 더해 떠난 고객 잡으려고 재가입 쿠폰 같은 마케팅 비용도 2분기 내내 썼다. 이건 1분기에 지급한 피해보상 쿠폰과는 별개다. '집 떠난 토끼'가 아직 있기 때문에 이들을 잡으려고 계속 쿠폰을 뿌리고 있다.

■ 사라진 매출은 돌아오지 않는다
 

쿠팡의 10k, 10q 보고서 자료를 클로드를 이용해 시각화. 숫자는 전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

쿠팡의 10k, 10q 보고서 자료를 클로드를 이용해 시각화. 숫자는 전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
위 분기별 그래프에서 마지막 3개 분기에 빨갛게 칠해진 영역이 바로 그 '사라진 매출'이다. 이 부분은 복구되지 않는다. 없던 매출 자리를 위해 미리 지출한 비용만 재무제표에 남을 뿐이다. 그 규모가 시장의 예상보다 컸다. 김범석 의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는 예상 수요 곡선에 맞춰 설비와 고정비를 계획하는데, 그 중 상당 부분은 리드타임이 깁니다. 매출이 일시적으로 계획보다 낮은 상황에서, 이런 비용이 매출 대비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 비용을 크게 줄일 수도 있지만,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옳은 선택은 그 설비 규모에 맞게 성장하고, 언제나 저희의 북극성이었던 고객 경험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급망에서 올해 놓치고 있는 규모의 경제 효과도 상당한데, 내년에는 이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고객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지출도 의도적으로 늘렸지만, 이 기간을 지나고 나면 내년에는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니까 시장은 이런 1회성 비용 지출이 올해는 지속된다,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실적과 컨퍼런스 콜을 통해 확인한 뒤 실망을 한 것이겠다.

■ 그런데 앞으로는 매출이 회복될 것인가

하지만 일시적 충격은 일시적일 뿐이다. 만약 정말 일시적 충격에 그치고 회복한다면 별 문제가 아니다.

쿠팡은 미래를 먹고 사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장기적 시야'라는 표현을 앞에서도 썼는데, 중요한 건 성장이 유지되는 것, 즉 매출 증가율이다.
 


그런데 이 관점에서 그래프를 그려보면 성장의 둔화가 관찰된다. 분기별 성장률(전년동기대비)은 2024년 내내 30% 안팎의 고속 성장을 하며 정점을 찍지만, 2025년 1분기 이후로는 이미 20% 안팎으로 내려와 있었다. 성장 둔화는 개인정보 유출 전에 시작됐다.

유출 사건은 그 추세를 더 가파르게 했다. 그러면 유출 사건은 일회성 이벤트일까, 장기 추세를 더 비관적으로 만드는 장기적 충격일까?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투자자는 성장률 회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2분기에 바로 이 본질적인 우려에 가 닿았다.

■ 그리고 악재, 또 악재

쿠팡은 ‘가입자 수가 회복됐다, 매출도 정상화된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입증은 경영 안정화에 달려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2025년 4분기)과 그에 따른 대규모 지출(2026년 1분기), 그리고 과징금(2026년 2분기)은 끝이 아니다. 3분기에도 이미 지난달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인한 추가 손실과 최근 국세청이 부과한 3천억 원 규모의 추가 세금이 반영되어야 한다.

정리하면 쓸 돈은 계속 늘고(비용), 벌 돈은 더디게 늘고(매출), 악재는 계속되는 상황. 아직은 총체적 난국이다.

여기에 하나 더.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은 것이 있다. 주가를 붙들어 매기 위한 쿠팡의 필사적인 노력, 즉 자사주 매입이다. 쿠팡은 주주 환원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대략 10억 달러 안팎의 막대한 돈을 들여 쿠팡 주식을 매입했다. 우리 돈으로 1조 5천억 원 안팎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썼다.

그런데도 주가는 연중 최저치 부근이다. 자사주 매입 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실적 발표 뒤에는 더 떨어졌다. 아직은 백약이 무효인 상황.

물론 반전은 실적에서 와야 한다. 그리고 그 반전은 아직 오지 않았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2232408?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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