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즈] "눈 마주치면 웃던 내 아기"… 4명 살리고 떠난 인후 씨
https://youtu.be/L2fSQNaIAEs?si=TEo-cj-UvYWg_ms3
몸은 불편했지만 얼굴엔 늘 미소가 머물러 있었습니다.
서른네 해, 어머니가 늘 '아기'라고 부른 아들 소인후 씨의 얼굴입니다.
생후 일곱 달, 인후 씨의 팔다리가 안으로 오므라들었습니다.
뇌전증이었습니다.
스물두 살, 폐렴으로 목에 관을 넣은 뒤 웃음소리가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표정만은 그대로였습니다.
움직일 수 없어 방 안에서 보낸 긴 시간.
아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TV 속 스포츠 중계와 애국가였습니다.
마취에서 눈을 못 뜰 때도, 애국가를 틀어주면 새 아침을 맞이하듯 눈을 뜨곤 했습니다.
집 밖으로 나서는 건 일주일에 한두 번, 짧은 산책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온종일 함께 보낸 하루의 끝, 아들은 늘 같은 인사를 건넸습니다.
[양영희 / 기증자 소인후 씨 어머니: 불편한데도 항상 몸을 돌려서 저를 꼭 쳐다보고 한번 웃어요, 잠들려고 할 때. 손을 잡자고 손을 이렇게 뻗어요. 딱 잡아주면 그렇게 나를 보고 웃는 거예요. '엄마가 좋아? 엄마 사랑해? 엄마 고마워?' '엄마도 고마워' 이렇게 항상 잠들었거든요]
그러던 지난 6월 6일 밤, 인후 씨의 얼굴빛이 변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심정지였습니다.
심장은 다시 뛰었지만, 의식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30년 넘게 약을 먹은 몸, 장기기증 이야기가 나왔을 때 어머니가 되물은 건 딱 한 가지였습니다.
[양영희 / 기증자 소인후 씨 어머니: '장기기증을 생각해 보세요' 말하는 순간, 정말 1초도 망설임 없이 '우리 아이 장기가 쓸 만한 게 있을까요?' 이렇게 질문을 하더라고요, 제가]
인후 씨는 심장과 간, 그리고 두 개의 신장을 기증해 네 사람에게 내일을 남겼습니다.
[양영희 / 기증자 소인후 씨 어머니: 인후야, 엄마랑 같이 못 있는다고 속상해하거나 슬퍼하지는 마. 엄마 마음속에 인후는 항상 함께하고, 우리가 항상 함께 느끼고 있을 거니까. 엄마하고 손을 못 잡고 자더라도 우리가 항상 함께 있으니까]
어머니 곁에서 보낸 서른네 해.
인후 씨는 이제 네 사람의 걸음으로 세상에 나섭니다.
[화면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영준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504876?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