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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현장에서]고속철 통합과 미프진...그리고 정치 효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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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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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고속철도 KTX와 SRT가 통합 운영됩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가 하나로 합쳐지는 겁니다.
당장 내일(5일)부터는 하나의 앱에서 서울발이든 수서발이든 9월 고속철도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출범했던 SR은 13년 만에 사라지게 됐습니다.
4년 전 윤석열 정부 출범 첫 해에 <고속철도 잔혹사 : 국토부 관료는 승승장구, 불편은 국민 몫>이란 제목으로 고속철도 분리로 인한 문제점을 심층 보도했던 기자 입장에서 이번 통합은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합니다.
수서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 SRT는 원래 코레일에서 운영하기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SRT 민영화를 시도하다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좌절됐고 박근혜 정부 때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면서 출범한 SR이 수서발 고속철도인 SRT 운영을 맡게 됐습니다. 출범 당시 SR의 대주주는 지분 41%를 보유한 코레일이었는데 자회사가 모회사와 경쟁하는 기형적인 형태가 경쟁체제라는 명목으로 현실화된 겁니다.
이밖에도 고속철 분리에 대해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몇 가지만 꼽아보자면 첫째, 하나는 수서에서 출발하고 하나는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다른 고속철도가 어떻게 경쟁이 가능하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만약 두 회사의 출발역과 도착역이 같다면 서비스와 요금에 따라서 이용자의 선택이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수서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가 SRT밖에 없는데 도대체 무슨 경쟁이 가능했을까요? 경쟁체제를 갖추겠다고 하면서도 국토부 관리들은 KTX의 수서 출발을 하지 못하게 가로막았습니다.
또 하나, 고속철도는 대표적인 흑자 노선입니다. 2016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SR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매년 흑자가 났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반대로 그동안 KTX에서 번 돈으로 새마을과 무궁화 같은 적자 운행을 보전해야 했던 KTX는 알짜배기 노선을 SR에 빼앗기면서부터 적자폭이 커졌습니다. 결국 코레일은 더 이상 적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새마을과 무궁화의 노선을 점점 폐지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SRT가 오지 않는 지역 시민들은 서울 강남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렸다 가거나 중간에 환승해야 하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부산 사람들은 SRT를 타고 수서로 갈 수 있는데 인구 100만이 넘는 창원시에서는 수서에 직행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2023년 노선 하나가 겨우 생기긴 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엔 태부족이었습니다. 열차를 많이 가지고 있는 코레일의 여유 열차를 수서에서 출발하도록 배치하면 되는데 서로 다른 회사이기 때문에 막대한 비효율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환승혜택이 주어지지 않고 SR의 업무를 코레일이 대행하는 등의 중복 비용이 수백억 원에 이른다는 연구보고서도 있었습니다.
사실 박근혜 정부에 이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KTX와 SRT를 통합하겠다는 대선공약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 관리들의 극렬한 저항에 통합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고속철 민영화를 주장했던 국토부 관리들이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서 각종 기관장에 임명되고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는 기현상도 벌어졌습니다.
출처:코레일 노조
윤석열 정부 시절이었던 2022년 10월, 경실련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KTX와 SRT 통합 찬성이 58%, 통합 반대가 21%로 통합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철도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고속철 통합을 추진할 리는 만무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빠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에도 가능했을 고속철도 통합이 거의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끝에 2026년 이재명 정부에서야 가능하게 됐습니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내란 획책 실패로 일찍 막을 내리지 않았다면 고속철도 통합이 언제 이루어졌을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면서 겪었을 국민들의 불편 역시 현재진행형으로 남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SRT가 들어오지 않아 환승해야 했던 불편, SRT보다 10%나 비쌌던 KTX 요금, 중복비용 수백억 원을 메꾸는데 들어간 세금 등, 국민의 불편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철도 마피아와 민영화를 지상과제로 믿고 있는 권력자들로 인해 그렇게 10년 가까운 세월을 흘려보내야 했습니다.
이번 통합으로 KTX도 10% 요금은 인하하게 되고, 코레일 앱 하나로 수서발 고속철도를 예약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열차가 항상 부족했던 수서발 노선에 여유 열차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차량운용 통합으로  하루 만 7천 석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해 만성적인 좌석 부족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서발 열차 좌석은 30% 이상 늘어난다고 합니다.
코레일과 SRT 예약 앱. 이제 코레일 앱에서 SRT 예약이 가능해진다.
이쯤에서 정치 효능감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정치 효능감은 자신이 의견을 내고 참여했을 때 정치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감정, 기대치를 말합니다. 의견을 내고 참여를 했더니 정부가 바뀌고 정치가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해 줄 때 정치 효능감은 높아집니다. 
국민들의 기대에 정치가 반응을 해야 국민들은 정치는 정치인들의 권력싸움일 뿐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라는 인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또 하나 시급한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임신중지약 미프진 문제입니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언급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던 먹는 임신중지약이 미프진입니다.
미프진은 현재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을 포함해 100여 개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식약처가 허가를 해주지 않아 사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먹는 임신중지약 미프진(제품명 미프지미소)
윤석열 정부 시절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 때마다 미프진 도입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며 여성가족부마저 해체시킨 윤석열 정부에게 미프진 도입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법 개정이 되기 전에는 허가할 수 없다고 국감 때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한 사람이 오유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입니다. 오 처장은 이재명 정부에서도 유임돼 현재도 식약처장을 맡고 있습니다.
오 처장은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미프진 도입을 법 개정 전에라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했을 때도 임신중지 허용 기준 기간 등을 모자보건법에서 개정하지 않으면 도입하기 힘들다는 윤석열 정부 시절 입장을 또다시 되풀이했습니다.
헌법재판소 판결로 인해 임진중지는 이미 2021년 1월부터 비범죄화 됐습니다. 그런데 임신허용 기간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란 때문에 모자보건법은 아직도 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자보건법 개정 전에는 정말 미프진 허용이 불가능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법 개정 전에라도 식약처는 미프진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미프진을 임신 12주 이내의 임신중지 유도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약처가 약품 허가 시에  ‘임신 10주 이내 사용’, 또는 ‘임신 12주 이내 사용’ 같은 승인 조건만 부여하면 법 개정과 상관없이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낙태죄를 위헌으로 판결한 헌재가 제시한 판단 기준도 임신 22주까지여서 미프진 사용 기준인 임신 12주를 훨씬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이런 허가 조건을 붙여 약품 판매를 승인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식약처가 미프진 허가를 미루는 사이, 임신중지를 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검증되지도 않은 해외직구 약품을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미프진보다 훨씬 위험한 MTX 같은 약물주사를 통해 임신중지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위험한 임신중지가 시도되고 있는지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개개인이 그저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을 위협하는 이런 위태위태한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돼야 할까요?
https://newstapa.org/article/UF5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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