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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둘이 뭉쳐야 계층 점프”…씁쓸한 레버리지 웨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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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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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혼인 건수와 혼인율이 최근 몇 년 새 뚜렷하게 반등하고 있다. 주요 배경으로는 ‘결혼의 경제적 효과’가 꼽힌다. 과거 ‘결혼은 손해’라거나 ‘돈이 없어 결혼을 못 한다’던 인식이 이제는 ‘결혼으로 시드머니와 소득을 배로 늘려야 자가 마련 등 투자로 돈을 불릴 수 있다’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결혼한 직장인 박모(36·남)씨는 “부동산 구입이나 투자 성공으로 파이어(조기은퇴)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계층 점프’를 위해 더 많은 시드를 확보하고 대출 등 레버리지(투자 등을 위한 지렛대)를 적극 활용하는 게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후 각자 모은 돈을 합치고 맞벌이로 소득을 최대한 늘린 뒤 신생아 특례대출 등도 끌어써 하루 빨리 시드를 키우고자 미뤄왔던 결혼식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른바 ‘웨딩 레버리지’ 활용 심리가 작동한 사례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트렌드 된 ‘웨딩 레버리지’…혼인 건수 25.4%↑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2년 사상 최저(19만1690건)를 기록했던 혼인 건수는 이후 3년 연속 상승해 지난해엔 저점 대비 25.4% 오른 24만326건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11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다 최근 ‘V자 반등’한 양상이다. 올해 1~5월 역시 10만3299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9% 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웨딩업계 분위기를 봐도 이런 반등세를 확인할 수 있다. 팬데믹 시기 많은 예식장이 폐업한 상황에서 최근 혼인 건수가 급격히 늘자 ‘예식장 구하기’ 난이도는 극도로 높아졌다. 웨딩플래너 박모씨는 “인기 많은 호텔 예식장이 아니라도 좀 컨디션이 괜찮다 싶은 곳은 상담을 잡기조차 어렵다”며 “일부 예식장은 상담 예약 오픈일 아침에 예비 신랑·신부와 함께 전화 400통을 걸어야 겨우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웨딩밴드(결혼 반지)로 유명한 명품 매장 앞에도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만들어진다. 지난달 28일 오전 10시20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엔 50여명이 뜨거운 햇볕을 견디며 명품 매장 ‘오픈런’을 준비했다. 10분 후 백화점 문을 열자마자 매장 태블릿에 대기 번호가 찍혔다. 내년 12월 결혼식을 앞둔 30대 송모씨는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갔을 땐 11시30분에 웨이팅을 걸었는데 입장을 오후 5시 넘어서 한 적도 있다”며 “온종일 투어를 하는 커플들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결혼=긍정적” 인식, 6.4%p 상승…미혼은 9.8%p↑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혼인율 증가는 코로나19 시기 결혼을 미뤄뒀던 젊은이들이 한번에 결혼 시장으로 유입되며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하지만 혼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3월 만 25~49세 2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76.4%로 2년 전인 2024년(70.9%)보다 5.5%포인트 올랐다. 특히 미혼남녀의 긍정 응답 비율은 55.9→65.7%로 올라 더 큰 상승 폭(9.8%포인트)을 보였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이 같은 인식 변화의 영향을 미친 주요 트렌드가 ‘웨딩 레버리지’다. 미래보다 현재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욜로(YOLO)나 골드미스와 같은 키워드가 대세이던 시절엔 소득이 본격적으로 늘고 커리어가 궤도에 오르는 시기 결혼을 하는 건 손해로 여겨졌다. ‘혼자 벌어도 기혼자들 부럽지 않게 멋지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2년 전 결혼한 김모(36·여)씨 역시 “20대 때 6년정도 연애를 했지만 그땐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며 “사회적 분위기 영향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써티' 중심으로 ‘결혼해야 자산증식 유리’ 인식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그러나 최근엔 직장과 소득이 안정된 ‘영써티(30∼34)’를 중심으로 결혼해야 ‘빠른 자산 증식’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단 인식이 퍼지고 있다. 그 이면엔 최근 급등한 부동산 가격과 주가 등이 있다.

내년 1월 결혼을 준비하며 우선 아파트부터 매매한 C씨(31·남) 사례가 대표적이다. C씨는 올해 초만 해도 가족에게 전혀 결혼 의사를 알리지 않았지만, 지난 5월 서둘러 혼인신고 후 수도권의 아파트부터 계약했다. 아직 상견례와 예식 일정도 잡기 전이었다. 그는 “이전부터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서두르진 않았는데 지난해부터 집값이 급등 조짐을 보여 급히 집부터 사게 됐다”며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혼인신고도 미리 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늦으면 수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지각비’를 내야하는데,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정부에서 주는 결혼 축하금, 결혼 세액공제 등 혜택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결혼 후 올해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를 매매한 조모(33·여)씨는 “현재 미혼이었다면 집을 살 엄두를 못 냈을 것”이라며 “지금도 전·월세 가격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었을 것 같다. 경제적 안정은 정서적 안정감의 일부”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20~44세 미혼남녀 9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됐다. ‘결혼이 경제적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75%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맞벌이로 인한 소득 증대(47.8%) ▶자산 증식(33.3%) ▶생활비 부담 감소(17.4%) ▶내집 마련(1.4%) 등을 결혼의 경제적 효과로 꼽았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4237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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