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하늘을 걷는 기분입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또 받을 수 있을까 싶어요. 다시는 오지 않을 것만 같은 행복감을 느낍니다.”
배우 윤경호(46)가 데뷔 이래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특별 출연한 작품까지 포함하면 올해 출연작만 10편에 달한다. 영화 ‘휴민트’ ‘메소드연기’ ‘남편들’,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티빙) 등 7편을 이미 선보였고 하반기 3편을 더 공개한다. 최근작 ‘김부장’(SBS)은 최고 시청률 23%(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하고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글로벌 1위에 오르는 등 신드롬을 일으켰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윤경호는 “기적 같은 순간”이라며 “누군가는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상’이라고 얘기하지만 매 작품을 똑같은 각오로 임해 온 저로서는 (갑작스러운 인기의 이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행운이 제게 잠시 머물러 있는 순간이구나 싶다. 들뜨지 않고 차분히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장’에서 윤경호는 납치된 딸을 찾는 친구 김부장(소지섭)을 도우려 나서는 파병군인 출신의 전직 특수요원 박진철 역을 맡았다. 극의 웃음을 담당한 동시에 타격감 넘치는 액션까지 소화했다. 여러 작품을 연달아 찍느라 역할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는 물리적 한계는 있었다. 그럼에도 “날 찾아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캐릭터를 풍성히 표현해 냈다.
1999년부터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 온 윤경호는 무명 시절 막노동 등의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두 자녀의 아빠인 그는 “첫째 딸이 생겼을 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연기를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때 마침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2017)을 만나며 길이 열렸다. 당시 마지막 작품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출연했는데, 이후 운이 좋게도 영화 ‘옥자’, 드라마 ‘도깨비’(tvN) 등에 잇달아 참여하게 됐다.
윤경호는 인기를 “주식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어제 좋았다고 오늘 좋으리란 보장이 없으며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그저 “가족을 위해 꾸준히 돈을 버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소박한 바람이다. “로또 같은 행운이 한 번에 찾아오는 것과 꾸준히 일하는 배우로 사는 것 중 하나를 택하라면 저는 후자를 고르겠습니다. 평생 연기하는 것이 꿈입니다. 연기를 결코 허투루 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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