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70여 년간 쌓은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이식할 방안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검사들은 중수청 이직을 주저하고, 중수청은 검사 없이 수사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을 뿐이다. 수사 역량을 보존하기 위한 장치나 보완책이 전무한 상태지만 중수청은 검찰의 수사 역량이 온전히 이식되는 상황을 전제로 직제표를 구성했다. 현재 검찰에서 운영 중인 합동수사 체제를 차용해 ‘합동수사과’를 신설키로 한 방식이 대표적이다. 중수청에 설치되는 합동수사과는 금융범죄·가상자산·보이스피싱·국가재정범죄·마약 등 5개 분야 범죄에 대응하는 5과 체제다. 검찰에서 해당 5개 분야 범죄를 수사하는 합동수사부·합동수사단을 운영 중인 것과 동일하다.
그렇지만 중수청이 금융범죄합동수사과를 신설한다고 해서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의 역할을 곧장 대체하긴 어렵다. 중수청 합동수사과는 수사검사 없이 수사관과 파견 공무원만으로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난해한 자본시장법에 대한 법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혐의점을 분석하고, 구성요건을 맞춰 기소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없이 합동수사팀이 구성되는 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지난달 8일엔 SNS에 “주가조작은 금감원·경찰·검찰의 3중 그물에 반드시 걸린다”는 점까지 경고했다. 하지만 검찰청 폐지와 함께 주가조작 대응의 최일선을 맡았던 금융증권범죄합수부가 사라지면 3중 그물망 곳곳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크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주가조작 세력들로선 찢어진 3중 그물망의 틈새를 넘나들며 자본시장을 헤집고 다닐 최적의 환경이 마련된다. 지금이라도 검찰의 촘촘한 그물망을 중수청이 이어받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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