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조선'이라 부르자는 주장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이는 북한이 헌법까지 개정해 밀어붙이고 있는 '적대적 두 국가론' 프레임에 스스로 말려드는 꼴이다. 김정은이 동족 관계를 부정하고 '남남'을 선언한 것은 대한민국을 통일의 동반자가 아닌 점령의 대상으로 삼아 핵무기로 짓밟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가 먼저 북한을 정상 국가로 대접해 호칭을 바꿔주자는 것은 북한의 반국가단체성을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 제3조와 제4조의 통일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이적 행위나 다름없다. 보다 못한 이재명 대통령마저 "정쟁이 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정 장관의 발언에 급브레이크를 걸었을 정도다. 정 장관은 또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며 "현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한민국 장관으로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북·중·러가 군사적으로 밀착하면서 동아시아 안보엔 거센 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일본은 이를 최대 위기로 규정하고 방위비를 GDP 2%로 앞당겨 증액하며 대비태세를 갖추는 엄중한 시국이다. 전 세계가 북한의 폭주를 막기 위해 촘촘한 제재망을 짜는 이런 마당에, 대한민국의 장관이라는 사람이 마치 재야 좌파 운동가처럼 '평화 관리'라는 미명 하에 일방적 굴종과 유화책을 외치고 있으니 한심함을 넘어 분통이 터질 일이다.
감상적인 대북 햇볕정책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적에 구걸하는 평화는 가짜 평화다. 확실한 군사적 억제력과 한미동맹이 뒷받침되지 않는 대북 유화론은 안보 공백을 자초하고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을 뿐이다. 정 장관뿐 아니라 한성숙 국무총리도 지난 6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의 주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러니 군의 기강도 해이해지고 대비태세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정부를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는가. 정 장관은 대한민국 장관으로서 최소한의 안보 의식과 국가 정체성이 남아 있는지 국민 앞에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https://naver.me/574JRt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