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벼락거지될까봐 남들따라 투자했다가 죽을때까지 빚만 갚은 화가
4,891 2
2026.08.06 00:58
4,891 2
<<< 화가 얀 판 호이엔(Jan van Goyen, 1596 ~ 1656)은 튤립 알뿌리 투기에 빠져 본업도 잊고 지내다가 거품이 꺼지자 천문학적인 빚을 떠안았는데 죽기 전에 갚긴 갚았다. 평생 거의 2,000점에 가까운 그림과 데생을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도 그는 네덜란드 미술사에서 가장 다작한 화가로 여겨진다. >>>



https://img.theqoo.net/HuLyIJ
호이엔의 1641년 작품 '폭풍우'. 하는 투자마다 실패하는 '마이너스의 손'이었던 탓에, 화가의 삶도 이 그림처럼 폭풍같았다.



https://img.theqoo.net/tnYTAL
같은 시대 화가 제라드 테르 보르흐가 그린 호이엔의 초상화.

성공 가도를 걷던 호이엔은 1636년 어느 날 이상한 얘기를 듣습니다. 얼마 전 동방에서 들어온 튤립이라는 꽃이 있는데, 이 꽃을 사면 누구든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튤립에 무슨 가치가 있다고….” 피식 비웃고 넘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갑니다. 친척 누구는 튤립 거래로 떼돈을 벌어 은퇴했다고 하고, 옆 동네 누구는 튤립을 판 돈으로 집을 몇 채나 샀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수습생 녀석들도 튤립 얘기뿐. “지금 안 사면 바보”라나요. 호이엔은 ‘벼락 거지’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화가로 살아온 지 20년은 된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캔버스와 씨름하는 고단하고 단조로운 생활. 큰 불만은 없었지만, 좀 더 여유 있게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해가 바뀐 1637년 1월 27일. 호이엔은 큰맘 먹고 지인에게 튤립 뿌리 9개를 수천만 원에 샀습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다음 날 아침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하는 가격에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가즈아~!” 그는 일주일 뒤인 2월 4일 1억원어치 튤립 뿌리를 ‘추가 매수’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날인 2월 3일, 튤립 거래의 중심지였던 하를렘에서는 이미 시세 폭락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상투를 잡은 겁니다. 값비싼 투자 상품이었던 튤립은 한순간에 그저 흙 묻은 풀때기로 변해버렸습니다. 이게 바로 인류 역사상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인 ‘튤립 파동’입니다.


https://img.theqoo.net/JhhlTQ
'위트레흐트 근처의 펠쿠스 게이트'(1646). 다소 칙칙해 보일 수도 있지만, 안개 낀 네덜란드 특유의 축축한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낸 걸작이라는 게 유럽 사람들 얘기다.



https://img.theqoo.net/QpgSBM
당시 튤립 가격 그래프.


https://img.theqoo.net/ndjkgl
얀 반 호이엔의 '폭풍'(1637). 투자가 크게 실패한 해에 그린 그림이다. 그림 오른쪽 아래에 있는 농부 한 명이 검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화가의 속도 이렇게 까맣게 타들어가지 않았을까. 미묘하고 부드러운 색감 표현이 특징이다.



잘 하는 걸 하자. 확실히 호이엔은 그림에서만큼은 천재적인 수완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투자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던 1656년, 그의 빚은 18억원에 달했습니다. 다행히도 이 빚은 그가 남긴 재산으로 다 갚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사들인 집 6채는 총 15억6700만원에 팔렸고, 남긴 그림들과 물건이 2억4150만원에 팔렸거든요.


- 호이엔이 평생 남긴 그림은 확실히 기록된 것만 해도 1200점. 실제로는 약 2천점에 달할 것으로 추정 -



이렇게 열심히 그린 덕분에 이자를 내고 ‘적자 인생’을 면할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호이엔의 그림은 그가 죽은 뒤 금세 유행에 뒤처진 작품이 됐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시장에 그림이 너무 많이 풀린 탓에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하찮게 여기기 시작했거든요. 호이엔이 재평가된 건, 작품 하나하나의 완성도보다 독창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20세기에 들어선 뒤였습니다.


...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www.hankyung.com/amp/202302249590i

에서 발췌 후 일부 덧붙임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내 딸을 죽인 살인범을 납치했다💥<경주기행> 최초 무대인사 시사회 초대 이벤트 499 08.03 69,012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시크릿모드 사용자들 필독 (사용안함 옵션 추가)📢 07.13 303,18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578,94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987,53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967,84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246,91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1 21.08.23 8,687,42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590,48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41 20.05.17 8,820,83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92,18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722,17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34373 이슈 이러면 여자들 다 좋아죽죠 1 10:11 371
3134372 이슈 8월 8일 엘지 트윈스 라이즈 시구 및 특별공연 & 직관패키지 콜라보 상품 팝업 4 10:10 317
3134371 정보 오늘자 환율 근황.JPG 6 10:10 602
3134370 유머 독일 1주일차 vs 독일 1년차 10:10 174
3134369 유머 잭팟을 잊지 못하는 고양이 10:10 142
3134368 이슈 오디세이 인터뷰 찾아보는데 화보 찍은꼬라지보고 터져서 실시간으로 빠개는중시발 7 10:09 671
3134367 기사/뉴스 트럼프, 이번엔 “이란과 합의하고 싶다…사람 죽이고 싶지 않아” 10:09 40
3134366 기사/뉴스 금시세(금값) 급등 10 10:07 1,213
3134365 이슈 수신호 숨기려 얼굴 전체로 연기하는 곽범 10:05 377
3134364 유머 유일한 친구가 카톡으로 손절 14 10:05 1,993
3134363 정보 홈플 is BACK 홈플러스 8월 7일부터 정상 영업 43 10:04 1,603
3134362 이슈 풀하우스 노래 듣자마자 2004년으로 돌아가는 기분 10:03 152
3134361 이슈 법륜스님이 사회 초년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10:02 251
3134360 기사/뉴스 위장 안 좋은 사람, ‘양배추’ 잘못 먹었다가 증상 심해질라 4 10:02 763
3134359 유머 생고기 아이스크림 10:00 326
3134358 이슈 한반도 에워싼 '태풍군단' 3개가 동시에 북상 36 10:00 1,916
3134357 유머 생방송인데 시작부터 거짓말하는 이광수 2 10:00 860
3134356 기사/뉴스 [단독] "제발 좀 살려줘. 두 손 빌게"…황정민, 발신 통화의 진실 33 09:59 2,895
3134355 이슈 대통령이 “패가망신” 경고한 주가조작…수사할 ‘여의도 저승사자’가 없다 19 09:58 621
3134354 기사/뉴스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밴드 나눔모임', 데뷔 10주년 기념 연세의료원에 1000만원 기부..선한 영향력 실천 1 09:57 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