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하며 입법 절차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뿐 아니라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도 삭제하는 전면적인 변화다.
검사는 사건 인지나 고발 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며,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도 보완수사를 요청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공소청이라는 새로운 기관이 기소·공소 업무만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법원이 중대한 위법 수사, 소추 재량권의 현저한 일탈 등의 사유로 공소 기각 판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1948년 검찰청 설립 이후 처음으로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데 대해 일부 법조계 인사는 이 개정안이 헌법에 어긋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3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개정 형소법이 헌법상 검사 제도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지적한 제도의 문제점 중 특히 논쟁이 되는 부분은 영장청구권이다. 현행 헌법은 체포·구속·압수·수색에서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요구한다. 그런데 개정안은 사법경찰관의 신청이 없으면 검사가 독자적으로 영장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헌법의 명시적 규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수사와 조사 관련 모든 규정에서 '검사'를 모두 삭제하다 보니 검사가 사건관계인을 대상으로 사실확인 등을 하는 절차에서 조사 과정 각종 준수사항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각종 헌법상 사건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분명한 위헌"이라고 했다.
또 고소·고발인, 피해자 등의 이의신청 기한을 3개월 이내로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사법경찰관 소속 관서장 재량으로 기한을 임의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에 대해 "이의신청 대상이 되는 수사 권한을 행사한 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기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범죄자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피해자는 복잡한 사건처리 절차로 인해 법률 비용이 증가하고 검찰, 경찰, 중수청의 3단 무한루프에 빠진 '사건 핑퐁', '처리 지연'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의 업무 과중도 문제다. 그동안 특사경을 포함해 경찰이 담당하던 영역은 연간 7만~8만 건에 달한다. 검사의 지휘 없이 진행되는 수사에서 위법 행위나 기본권 침해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검찰청은 이미 개정안에 대한 위헌 소지를 공식 입장으로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대검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촉구했으며, 범죄 피해자 단체 역시 헌법소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개정안을 위헌으로 판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의 입법권은 폭넓게 인정되고, 개정의 취지인 '수사·기소 분리'가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