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경향 강신우 기자] 배우 정준원을 둘러싼 ‘놀면 뭐하니?’ 태도 논란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논란의 초점은 ‘태도’가 아닌 ‘외모’로 옮겨가고 있다. 방송에서의 아쉬운 모습에 대한 지적과 배우 개인을 향한 조롱, 외모 품평은 분명 다른 문제다.
정준원은 지난 1일 방송된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홍보를 위해 공효진과 함께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놀면 뭐하니?’ 출연진이 연출하는 숏드라마 시즌2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숏폼드라마-찍어유’ 콘셉트로 진행됐다. 하지만 정준원은 출연진의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하고, 연기 요청에도 연신 망설이는 등 시종일관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 주연 배우들이 출연한 만큼 유재석과 하하 등 출연진은 즉석 연기 챌린지를 제안하며 분위기를 띄우려 했다. 그러나 정준원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끝내 연기를 선보이지 못했다. 이에 유재석이 답답함을 드러내고 하하가 쓰고 있던 모자를 바닥에 던지는 리액션까지 이어졌다. 결국 공효진이 대신 연기를 선보이며 상황은 마무리됐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는 ‘작품 홍보를 위해 나온 배우가 너무 소극적이었다’, ‘원래 성격이 내향적인 것을 감안해도 예능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작품을 대표해 출연한 배우인 만큼 예능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태도 논란은 어느새 배우 개인을 향한 조롱으로 번졌고, 급기야 외모를 겨냥한 인신공격까지 이어지고 있다.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무관한 외모 품평이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비판의 수위는 이미 적정선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정준원의 외모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유부녀 킬러’는 평범한 워킹맘이자 전설의 저격수 ‘킹피셔’ 유보나(공효진 분)의 이중생활을 그린 액션 코믹 드라마다. 정준원은 극 중 유보나의 남편이자 킹피셔를 쫓는 기자 권태성 역을 맡았다. 다만 ‘유부녀 킬러’ 캐스팅이 공개됐을 당시에도 일부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미남’ 이미지로 그려진 권태성과 정준원의 싱크로율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여기에 이번 ‘놀면 뭐하니?’ 논란에 불이 붙으며 과거 캐스팅 논란까지 다시 소환됐고 “미남 배역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과도한 품평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어디까지나 해석의 영역이다.
웹툰 원작 드라마는 원작을 그대로 구현하는 작업이 아니라 재해석과 각색의 과정이다. 모든 원작 팬들의 상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배우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작을 어떻게 영상으로 재해석할 것인지는 제작진의 몫이며, 그 결과는 평가할 수 있어도 배우 개인의 외모를 조롱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정작 작품을 만든 제작진과 원작자는 정준원의 캐스팅에 강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종호 감독은 지난달 3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저는 정준원 씨가 너무 멋있고 잘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웹툰 속 미소년 이미지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풀어낼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고, 정준원 씨가 제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권태성을 잘 표현했다”고 밝혔다.
원작 웹툰 작가 YOON 역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준원 배우의 연기가 태성 역할에 찰떡이라고 생각했다”며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정준원 배우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실제로도 기대 이상으로 잘 소화해주셨다”고 호평했다.
결국 ‘놀면 뭐하니?’ 방송 이후에는 함께했던 출연진도 직접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하하는 3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댓글을 통해 “현장에서 정준원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재밌었다”며 “모자를 던진 것도 재미를 살리기 위한 리액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 예능은 프로 예능인도 어렵다.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
예능에서의 아쉬운 태도는 비판받을 수 있다. 그러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외모 품평으로, 인신공격으로 이어지는 순간 논란은 본질을 잃는다.
물론 그럼에도 배우 역시 대중의 평가를 피할 수 없는 직업이다. 결국 정준원이 이번 논란에 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작품과 연기로 시청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캐스팅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유부녀 킬러’는 첫 방송 7.4%로 출발한 뒤 2회에서 8.0%를 기록하며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결국 정준원이 권태성이라는 캐릭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완성하느냐가 이번 논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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