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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결국 권한 확대된 ‘공룡 경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고심 깊어진 일선 현장 [채민석의 경솔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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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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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많은 사건·사고를 처리해야 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부담은 더욱 무거워졌다.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려면 수사 완성도를 지금보다 높여야 하지만 그동안 일정 부분 의존해온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되면서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경찰이 사실상 전적으로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선 형사들은 범인을 검거하고 기본적인 조사를 마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이 부족한 증거를 추가로 확보하거나 법리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해왔다. 그러나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이 증거 수집부터 법리 판단까지 대부분의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친 뒤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검토받는 전건송치 방식도 도입되지 않아 사건 처분과 수사 완성도 확보를 경찰이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

경제·금융범죄 등을 담당하는 수사 경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사 부서 경찰관들은 업무 특성상 형사소송법과 관련 법률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그동안 법률 전문가인 검사와 의견을 교환하며 법리 판단에 대한 부담을 나눠왔다. 앞으로는 복잡한 법리 검토가 필요한 경제·금융범죄에서도 경찰이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불가능해지면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횟수가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이 사건을 다시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반복하면 사건 적체가 심화될 수 있다. 수사 결과가 기소와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지까지 경찰이 의식할 수밖에 없어 일선 수사관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법왜곡죄를 둘러싼 고소·고발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도 검찰이나 법원이 내린 처분과 판결에 불만을 품은 사건 관계자가 법왜곡죄로 고소·고발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기존 사법기관이 고도의 법률적 판단을 거쳐 내린 결론이 왜곡된 것인지 다시 판단해야 하는 처지다.

앞으로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거나 송치 사건이 불기소·무죄로 끝났을 때 경찰의 법리 판단 자체를 문제 삼는 고소·고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법왜곡죄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내린 판단을 두고 고발인이나 피고발인이 다시 경찰관을 고소·고발하는 악순환도 나타날 수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부담이 커질수록 적극적으로 법을 집행하기보다 논란을 피하기 위한 소극적 수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경찰 통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부담 요인이다. 법안 처리 전부터 여당 내부에서도 경찰 권력에 대한 별도의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경찰을 견제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수사 결과와 법원의 최종 재판 결과를 비교해 경찰관 인사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이 수사권 확대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가 오는 10월 출범할 중수청에 주요 중대범죄 수사를 집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었던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에 마약과 내란·외환 범죄까지 중수청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범죄는 현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담당하고 있는 분야다.

중수청 역시 영장청구권이 없는 수사기관으로 설계되는 만큼 국수본과 중대범죄 수사권을 둘러싼 경쟁이 불가피하다. 검찰청과 경찰청은 각각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부처 간 견제와 조율이 가능했지만 정부 구상대로 중수청이 행안부 산하에 설치되면 국수본과 중수청이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운영된다. 행안부 장관이 인사와 예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 정부가 신설을 주도한 중수청에 주요 수사 권한과 자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청장의 장관급 격상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데다 경찰청장 자리가 1년 넘게 공석인 상황도 정부가 경찰 조직에 충분한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는 근거로 거론된다. 경찰의 형식적 수사 권한은 확대됐지만 실제 중요 사건과 수사 인력, 예산은 중수청으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은 과제다. 확대된 수사 업무를 감당하려면 법률 전문성과 수사 경험을 갖춘 인력을 대폭 충원해야 하지만 경찰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특별채용은 매년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 수사권이 확대되면서 대형 법무법인들이 경찰 출신 수사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어 기존 전문 인력의 이탈도 우려된다.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간부급 경찰관은 “현장에서는 법률 전문가인 검사에게 법리 검토 등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는데 이제는 경찰이 이를 모두 떠안게 됐다”며 “인력은 제자리걸음인데 업무와 책임만 늘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하는 사람은 경찰 고위직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급 경찰관도 “법률 전문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하지만 변호사시험 합격자 특별채용은 매년 미달되는 경우가 많다”며 “경찰의 권한이 확대되기 시작한 뒤 법무법인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경찰 출신 수사 인력을 영입하고 있는데 누가 경찰 조직에 남으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경찰 수사에 일부 미진한 부분이 있더라도 검찰이 직접 보완해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사건을 다시 넘겨받아 추가 수사해야 한다”며 “수사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하지만 책임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기존 인력이 빠져나갔으면 나갔지 새로운 인력이 충분히 충원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647689?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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