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치 ‘납득할 수 없다’는 오세훈, 재판부가 유죄 판단한 근거는
817 9
2026.08.03 08:14
817 9

7월22일 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르면 내년 초, 정치인 오세훈의 운명이 확정된다.

7월2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7월2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 한 달 만에 시장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7월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제57조에 따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직을 잃고 5년간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날 선고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직이 박탈될 뿐만 아니라 2030년에 열릴 제22대 대통령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다.

이 사건에는 오세훈 시장을 제외하고 크게 세 사람이 등장한다. 오랜 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오 시장을 10년 넘게 후원해온 사업가 김한정씨, 그리고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 운영자였던 명태균씨다. 사건은 5년 전인 202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1월1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었다. 당시의 그는 대선 유력 주자인 지금과 확연히 다른 처지였다. 무상급식 논란으로 2011년 서울시장에서 중도 사퇴한 뒤 두 번의 총선에서 연달아 낙선했다. 9년이 넘는 정치적 공백으로 당내 입지가 취약해 경선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은 오 시장이 이때 명태균씨와 접촉했다고 의심했다. 특검 공소장에서 피고인 오세훈의 범죄행위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강철원 전 부시장에게 명태균과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하고, 김한정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 특검은, 오세훈 후보의 부탁에 따라 명씨가 2021년 1월22일부터 2월28일까지 총 열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한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그림 1〉), 강 전 부시장은 명씨와 상의하며 여론조사에 도움을 주고, 김씨는 다섯 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고(〈그림 2〉) 본다.

정치인이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게 범죄라고 볼 수는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려면 우선 오세훈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그래야 해당 여론조사에 들어간 비용을 그의 정치 활동을 위한 ‘정치자금’으로 볼 수 있다. 그 비용을 김한정씨 같은 제3자가 대신 부담한 것도 문제가 된다. 공식 후원회 등을 통할 때와 달리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인 오세훈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행위다. 오 시장은 줄곧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고, 명씨가 알아서 여론조사를 진행한 후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약서나 직접 의뢰한 증거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맞물린 통화·여론조사·송금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정황과, 실제 여론조사가 이뤄진 시점이 맞아떨어지는 점에 주목했다. 예를 들면 이런 대목이다. 2021년 1월22일 오전 11시 오세훈 후보에게 불리한 어느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오 후보는 같은 날 오후 5시9분 명태균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1시간쯤 뒤인 오후 6시27분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였던 강혜경씨는 명씨에게 ‘서울 여론조사 테스트 진행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이에 따라 〈그림 1〉의 1번 비공표용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강철원 전 부시장도 이날 오후 8시28분 명씨에게 경선 일정이 담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록을 보내면서 “언제라도 필요한 게 있으면 이야기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오세훈 시장이 명태균씨와 접촉한 시점도 짚었다. 오 시장이 명씨를 처음 만난 건 2020년 12월9일이다. 이날 그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선거 사무실을 찾아온 명씨를 ‘선거 및 여론조사 전문가’라고 소개받았다. 김영선 전 의원은 명씨를 ‘김종인(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 달 후인 2021년 1월8일, 국민의힘 공관위는 ‘일반 시민 여론조사 100%’로 본경선 룰을 확정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오후 경선 방식이 확정됐다는 연락을 받고 1시간 뒤 김 전 의원에게 부탁해 명씨의 연락처를 받았다. 그리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친 2021년 1월20일 저녁, 명씨를 만났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오세훈의 의뢰로 명태균이 여론조사를 실시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피고인 오세훈이 먼저 명태균의 연락처를 알아내 명태균을 식당으로 초대한 후 선거 전략과 여론조사에 관한 설명을 들은 점, 피고인 강철원이 1번 비공표용 여론조사 실시일인 2021년 1월22일 명태균에게 이 사건 경선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내 경선 통과가 불확실하던 오세훈 후보의 목표는 자신에게 유리한 ‘공표용 여론조사’였다. 오 시장은 같은 방식으로 명씨에게 세 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의뢰하면서 명씨를 ‘검증’했다. 이후 의도한 공표용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한정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김한정씨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혜경씨에게 돈을 입금한 건 기록으로 남아 있다. 쟁점은 오세훈 시장이 이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다. 김씨가 강씨에게 처음 돈을 보낸 건 세 차례 비공표용 여론조사가 끝나고 사흘 뒤인 2021년 2월1일이다. 1심 재판부는 당시 김한정씨가 명태균씨와 강혜경씨를 몰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세훈 후보의 요청이 없었다면 김한정씨가 돈을 보낼 이유도, 강씨의 계좌번호를 알 방법도 없다고 보았다. 김씨는 ‘명태균씨의 요청에 따라 개인적으로 도와준 것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반갑습니다(2021년 2월17일 명태균 발송)’, ‘김한정입니다.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습니다(2021년 2월20일 김한정 발송)’ 같은 카카오톡 대화 등을 근거로 두 사람이 2021년 2월21일까지 만난 적이 없다고 봤다.

 

“우리 돈 써서 남 좋은 일 시킨”

오세훈 선거캠프 내부자가 지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도 유죄 증거가 됐다. 4번 공표용 여론조사 당시 오세훈 캠프 일정기획팀장 A씨는 지인에게 “사실 우리가 의뢰해서 만들어놓은 것인데… 여론조사업체가 XX임 =-= 강철원 실장님 열받아서 난리난리. 그런데 그 소개해준 사람이 김종인이라ㅋㅋㅋ 비밀임돠 ㅋㅋㅋ” “우리 돈 써서 남 좋은 일 시킨··· 샘플이랑 뭐 이런 거 XX같이 했어요”라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대화의 의미를 ‘피고인 오세훈의 의뢰로 〈머니투데이〉를 조사 의뢰자로 섭외해 공표용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김종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여론조사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에 문제가 있어 강철원이 화가 났다. 여론조사 표본에 문제가 있었고, 피고인 오세훈의 비용을 들여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피고인 오세훈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해석했다.

 

 

특검법의 ‘신속 재판’ 조항에 따라 2심과 3심은 각각 전심 재판을 마친 뒤 3개월 안에 선고를 내려야 한다. 강행 규정은 아니지만 법원이 대체로 규정을 지켜왔기에, 이르면 내년 1월 정치인 오세훈의 운명이 확정된다. 오 시장은 초선의원 시절이던 2004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은 사람은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고, 이미 취임하거나 임용된 경우 그 직에서 퇴직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들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오세훈법(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이라고 불린다. 22년 뒤, 오 시장 자신이 그 법의 적용 대상이 되어 직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https://v.daum.net/v/20260803070117304

댓글 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시크릿모드 사용자들 필독 (사용안함 옵션 추가)📢 07.13 268,92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524,90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941,00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904,70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237,70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1 21.08.23 8,682,69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586,5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40 20.05.17 8,816,07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87,0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712,94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31188 이슈 조선시대 사람들은 충치 거의 없었다는거 아시는분 09:06 53
3131187 기사/뉴스 부산청년 기쁨두배통장 참여자 모집…최대 720만원 이자 09:04 56
3131186 기사/뉴스 광주 39도·서울 37도…동풍 타고 '서쪽'으로 옮겨간 극한폭염 2 09:03 167
3131185 기사/뉴스 “여행 갔다 기념으로 복권 샀는데”…1등 당첨된 부부, 상금이 무려 9 09:01 843
3131184 정보 네이버페이5원이옹 7 09:00 321
3131183 정보 미국이 개입했다는 엔화 근황 23 08:46 5,274
3131182 이슈 전장연 시위 1호선 상행에서 진행중 (++4호선도 진행 중) 43 08:42 2,189
3131181 기사/뉴스 우산보다 많이 팔렸다…폭염에 불티난 다이소 '5000원템' [프라이스&] 9 08:42 4,328
3131180 기사/뉴스 [포토] 여유로운 질주 3 08:41 1,242
3131179 이슈 경주시 홍보대사 위촉 기념식 리센느 19 08:40 1,512
3131178 기사/뉴스 폭염, 수도권 덮친다…서울 최고 37도 6 08:40 1,430
3131177 이슈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로 존폐 기로라는 합수본 14 08:40 885
3131176 기사/뉴스 10년 나눔 꽃 피었다..임영웅 팬클럽 전국영웅시대, '웅드림장학금' 2억 5천만원 전달 8 08:36 200
3131175 유머 CGV에서 앉아서 영화 기다리고 있는데 6 08:35 2,525
3131174 기사/뉴스 1년에 37억을 벌었다고?…대기업 임원 연봉 부럽지 않은 ‘마주의 세계’ [권준영의 머니볼] 3 08:35 1,294
3131173 기사/뉴스 '스파이더맨4', 5일만에 338만 돌파…박스오피스 정상 [Nbox] 6 08:35 578
3131172 기사/뉴스 종잣돈 1000만 원으로 월 배당금 500만 원 만든 ETF 장기투자의 힘 29 08:34 3,148
3131171 이슈 거절할 수 없는 싸인 요청법 4 08:31 940
3131170 기사/뉴스 '선우용여 친구' 사미자도 유튜브 한다 3 08:30 1,381
3131169 기사/뉴스 고경표, 입대 때 건강 문제+母 투병 사실 알았다…"母 몫까지 살고 있어" ('놀러코스터') 3 08:24 2,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