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10월 2일부터 검사는 구속기한이나 공소시효(범죄 후 기소할 수 있는 법정 기간)가 임박한 사건도 직접 수사할 수 없게 된다.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는데, 경찰의 기본 이행 시한(1개월)이 검사의 구속 수사 기간(최장 20일)보다 길어 그 사이 피의자를 풀어주거나 시효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주요 내용. (그래픽 = 신미영 기자 win8226@)
우려가 집중되는 곳은 수사를 서둘러도 구속기한 안에 마치기 어려운 사건이다. 개정법상 검사는 경찰에게서 피의자를 인치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기소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하고 판사 허가로 10일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구속 사건의 보완수사는 경찰도 피의자 석방에 따른 수사 차질을 피하려 서두르게 되지만, 계좌추적처럼 시간이 드는 수사는 그래도 기한 안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 경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개정법에서는 이 선택지가 사라진다.
사라지는 선택지에 대해 개정법이 둔 완충 장치는 두 개다. 검사가 사건의 긴급성을 고려해 이행 기간을 더 짧게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뒀다. 시행 당시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 가운데 공소시효가 임박하는 등 불가피한 사건에 한해 직접 수사를 시행일부터 9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경과조치도 담았다. 다만 보완수사 중 구속기간이나 공소시효를 정지시키는 특례는 없고, 90일 이후와 새로 송치되는 사건에는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보완수사 요구가 한 차례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로 꼽힌다. 개정법은 보완수사요구의 횟수를 제한하지 않았다. 최근까지 일선에서 수사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전세사기 사건의 경우 하나하나 보면 사기가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돌려막기가 나온다"며 "기록만 보고 실체를 파악해 기소할 수 있을지 자신 없다"고 꼬집었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도 "1차 수사만으로는 혐의가 완결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기한을 넘긴 결과를 책임지는 규정은 없다. 개정법은 "검사는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를 책임지고, 사법경찰관은 수사를 책임진다"는 조항을 신설해 책임 영역을 나눴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각급 공소청의 장이 직무배제·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구속기한을 넘기면 피의자 석방으로, 시효가 완성되면 검사의 ‘공소권 없음’ 불기소 결과만 남는다. 사후 제재가 석방된 피의자를 다시 붙잡거나 지나간 시효를 되돌리지는 못한다. 구속·공소시효 임박 사건에 검사의 보완수사를 허용하자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의 예외 조항도 심사 과정에서 빠지고, 부칙의 90일 한시 조항으로 대체됐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 수석부대표는 "보완수사를 직접 허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다른 의원들의 법안을 반영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소위 논의 막판에 포함된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 확대 조항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공소기각(공소 제기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판결) 사유는 현행 6가지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 두 가지가 추가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해소를 위한 '방탄 입법'이라며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소권 남용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조문화한 것이라 반박하며, 3일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후속 조치를 설명한다.
시행까지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수사 서류·증거물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의무와 압수수색·검증 전 과정의 보디캠 촬영, 신문 녹음 의무는 공포 후 1년이 지나야 시행돼 경찰 통제 장치가 검사 수사권 폐지보다 1년가량 늦게 작동한다. 직무배제·징계 요구의 실효성, 보디캠 예산과 현장 부담, 90일 한시 수사·고발인 이의신청 범위를 정할 대통령령도 남았다. 법률이 비워둔 자리를 두 달 안에 하위법령이 얼마나 채우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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