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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대세 배우’ 윤경호, 기다림 끝에 낙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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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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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대기만성형 배우 윤경호가 허투루 얻은 건 없었다.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기다림 끝에 결실을 맺었다. 콤플렉스라 생각했던 입담은 예능감으로 발현됐고, 묵직한 덩치는 타격감 있는 액션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시대가 반기는 배우, 윤경호다.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김부장’은 최종회 2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에 순간 최고 27.1%까지 치솟았다. 1회부터 최종회까지 본 방송과 재방송을 아우른 누적 TV 시청자 수는 2563만 8593명, 전국 누적 도달률은 52.56%를 나타냈다. 인구의 절반이 ‘김부장’을 시청했다는 의미다.
 
윤경호는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싶다. 한편으로는 다신 못 올 기회라고 생각하면서도, 절대 혼자서 이뤄낼 수 없는 결과라는 걸 느낀다. 혼자 자축하기보다 모두에게 감사하고 축하를 전하고 싶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종영 후 쏟아지는 축하 인사 속에 파묻혔다. 그는 “너무 많은 연락이 와서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가족들과 충전의 시간을 가졌다”고 근황을 전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들뜬 마음을 잘 다스리고자 노력한 시간도 있었다. 성과에 취하지 말고 초심을 찾아 다시 다음을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에서다. 돌이켜보니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매일 아침 이름을 검색하고, 댓글을 확인하곤 한다. 윤경호는 “누군가는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지만, 늘 같은 각오로 작품을 준비해 온 나로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를 만큼 행운이 머물러 있는 순간이라 느낀다”고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이날 윤경호는 인터뷰에 참석한 취재진을 향해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 와중에도 ‘투 머치 토커’의 기질은 변함이 없었다. 혹여 목소리가 끝자리까지 전달되지 않을까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식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울다가 웃다가, 웃음과 감동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인터뷰에 임했다.  


◆윤경호, 액션도 된다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 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복수 액션물. 극 중 윤경호는 과거 ‘전장의 신’으로 불렸던 비밀 요원 출신이자, 현재는 딸밖에 모르는 아빠 박진철을 연기했다. 타격감 있는 액션과 인간미 넘치는 모습, 유쾌함까지 오가며 예측 불가한 면모로 극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부장, 성한수(최대훈)과 함께 안경 쓴 ‘아빠 유니버스’를 구축했다. 박진철의 힘 있는 액션은 짜릿한 통쾌함을 안겼다. 무술 감독과 합을 맞춰 윤경호표 액션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 모았다. “락앤롤!”이라는 외침으로 시작되는 압도적인 전투력과 남다른 맷집으로 액션계의 새로운 캐릭터를 썼다. 재치 넘치는 액션과 능청스러운 유머까지 윤경호가 아닌 박진철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합류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드라마, 영화, OTT 시리즈와 예능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그에게 ‘김부장’은 버겁게 느껴졌다. “캐스팅 당시 물리적으로 몸을 만들 여유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고백하며 “그럼에도 감독님이 출연을 청해주시니 찾아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 합류하게 됐다”고 돌이켰다. 


그 순간 “최악의 상황에선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던 배우 조인성의 조언을 떠올렸다. 액션 기대치가 낮을 것이란 객관적인 판단 아래 그래서 더 반가움을 줄 수 있지 않겠냐는 판단이 섰다. 무게감 있고 절도 있는 액션, 한 순간 힘이 솟아나는 도파민 버튼을 구상했다.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락앤롤’ 설정이다. 
 
과거 복싱을 배우던 경험을 살려 타격기 훈련을 재개했고, 남실장(이동하)와의 트럭 액션신을 준비하기 위해 난이도에 따른 훈련에 돌입했다. 그는 “나와 비슷한 체형의 대역 배우를 찾기 힘들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유아독존 3인방의 케미스트리는 상상을 초월했다. 액션이면 액션, 감정이면 감정, 적재적소에 터지는 웃음까지. 칭찬 받아 마땅할 캐스팅이었다. 다작 배우 윤경호는 소지섭, 최대훈과 함께 호흡한 경험이 있었다. 소지섭과는 영화 ‘군함도’와 ‘외계+인’에 이어 세 번째 만남, 동갑내기인 최대훈과는 드라마 ‘자백’을 함께했다. 최대훈의 아내인 배우 장윤서와도 연극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어 가족끼리도 절친한 사이라고 전했다. 소지섭에 대해서는 “역할상 과묵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장난기가 정말 많으시다. 카메라 뒤에서 재밌는 아이디어와 소스를 던져주셔서 만들어진 장면들이 많다”고 전했다. 
 
납치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케이지 안에서 펼쳐진 결투 장면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는 “상대가 지섭이 형이라는 생각에 연기 이상의 감정이 섞이더라”라고 말했다. 반면 다시 행복한 일상을 되찾고 각자 선글라스를 끼고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은 절로 웃음이 났다. 윤경호는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런 호흡은 나올 수 없었을 거다. 모든 게 다 기적 같은 현장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 이동하와의 액션신 비하인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윤경호는 “나만 힘들었다고 하면 엄살일 것이다. 배우 대 배우로 맞붙는 신이 많아 주의할 상황이 많았고, 특히 무술감독님과 상대역 이동하 배우가 고생을 많이 했다”고 공을 돌렸다. 첫 만남부터 주먹을 휘둘러야 하는 설정에 어려움도 있었다고. 그는 “걱정하면서 주먹을 쓰면 (이동하의) 착한 표정이 나올까 걱정됐다”며 “그래서 ‘서로 도파민 느껴가며 실감나게 붙어보자’고 제안했다. 캐릭터 대 캐릭터로 부딪히며 촬영을 마치고 나니 현장에 있던 모두가 서로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고 촬영 후기를 전했다. 
 
방송 초반부터 신드롬급의 인기 가도를 달린 ‘김부장’은 일찌감치 시즌2 제작에 관한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경호는 “모든 건 다 열려있다. 뭐든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선루프는 가볍게 넘을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싶다”라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은 윤경호는 “7월엔 여러분의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몸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물 만난 투 머치 토커…대세는 윤경호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13%의 ‘묵언 수행’ 공약 이행자로 낙점된 윤경호의 하루도 핫이슈였다. “소지섭(김부장 역) 선배님이 13년 만에 SBS에 돌아오신 만큼 시청률 13%를 달성하면 13시간 동안 묵언수행을 하겠다”는 약속은 ‘김부장’이 방송 2주만에 20% 시청률을 넘어서며 곧장 이행해야 했다. 


윤경호는 “시청률 13%가 넘어서 너무 감사했지만, 홀로 생각이 많아졌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유쾌하게 받아넘긴 공약이 현실이 되는 순간 ‘말 조심 해야겠다’는 다짐도 생겼다고. 그는 “회사에서 긴급 회의를 가졌다. 13시간 동안 템플스테이를 가야하나, 진정성을 담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다”면서 “보는 분들도 지치지 않도록 추진했다. 라디오에 출연해 바디랭귀지로 소통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한 마디를 하게 되는 순간마저 감사하게 채워졌다”고 돌아봤다. 
 
공약 이행 중 개최한 팬사인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그는 “한마디도 못 하는 나를 찾아와 떨리는 마음으로 편지와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팬분들을 봤다. 그 짧은 순간 말을 못 하고 돌아서는 안절부절못한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났다”며 “약해지고 불안하던 순간을 다잡아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시 ‘대세남’ 윤경호의 이야기로 돌아가 속내를 들어봤다. 올해로 데뷔 27년 차지만,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 시킨건 드라마 ‘도깨비’(2016) 이후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꿈을 포기하지 않던 배우 윤경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작품이다. 
 
이후 대한민국 대표 다작 배우로 열연을 거듭하다가, 의외의 예능감으로 방송가를 강타했다. 수다스러운 입담으로 유튜브 ‘핑계고’를 비롯해 각종 예능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그가 출연한 ‘핑계고’ 100회 특집은 무려 17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기세를 몰아 주지훈, 김남길과 함께 스핀오프 ‘라면 먹고 올래?’까지 출연했다. 
 
콤플렉스라 여겼던 수다스러움이 사람들에게 반가움이 될 수 있다니 반가우면서도 혼란스러웠다. 그는 “연기로 쌓아올린 시간에 비해 예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다보니 고집스럽게 연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연기적인 자신감이 떨어질까 걱정도 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런 그의 고민을 해결해 준 건 묵언수행 팬사인회에서 만난 한 팬의 편지였다.
 
윤경호는 “‘계속 연기를 잘 하고 있어서 좋아했고, 그 시간이 없었다면 예능에서의 당신도 사랑받지 못했을 거다. 그러니 자랑스럽게 생각해 달라’ 팬의 메시지를 받고 나서 이 순간을 충실히 감사하기로 했다. 행복을 느낄 줄 알아야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깨달음을 전했다. 


돌이켜 보면 힘든 순간은 수도 없이 찾아왔다. 아르바이트 경험만 서른 가지는 넘는다. 그 중에서도 첫 아이를 가졌을 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닦았다. 그는 “혼자일 때는 나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태어나니 내 꿈 때문에 아이를 배고프게 만들 수 없더라. 그때 연기를 그만둬야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이 시기에 만난 작품이 ‘군함도’다.
 
34㎏을 감량할 정도로 간절하고 절박했다. 윤경호는 “선조들의 아픈 역사를 다룬 이 작품은 훗날 아이가 자랐을 때 당당히 보여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겠다’고 눈물로 다짐했다”고 당시의 약속을 되새겼다. ‘군함도’를 마치고 ‘도깨비’를 만났다.
 
소중한 딸이 찾아오고 윤경호의 배우 인생도 달라졌다. ‘최고의 배우가 되겠다’는 욕심은 ‘어떤 작품, 어느 역할이든 하겠다’는 다짐으로 바뀌었다. 윤경호는 “그러자 안 보이던 세상이 보이고 새로운 기회가 열리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지난달 31일 개최된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는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남우조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의 유림핑 한유림에 이어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만년 상사 박재영, ‘핑계고’의 전설의 입담, 그리고 ‘김부장’의 박진철까지 출연했다 하면 레전드를 웃음과 감동을 안기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그럼에도 들뜨지 않게 매일 아침 마음을 다잡는다. 윤경호는 “인기란 주식 같다. ‘어제 좋았으니 오늘도 좋겠지’라는 마음을 갖는 순간 나태해진다”라며 “국수가락처럼 길고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 그렇다고 연기를 허투루 할 생각은 없다. 오래, 평생 배우로 살다 가는 게 내 꿈”이라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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