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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식 기어 만든 자는 당장 자수하라"

무명의 더쿠 | 08-02 | 조회 수 10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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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대체로 좋은 것이지만 때로는 우리의 소중한 것을 앗아가기도 한다. 그렇게 무언가가 사라진 빈자리는 공허하고 황량하다. 어느샌가 운전석에서 자취를 감춘 변속기 기어봉처럼 말이다.


전동화 바람과 함께 기어봉 대신 버튼으로 P·R·N·D를 선택하는 이른바 ‘버튼식 기어변속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능형 내비게이션 덕분에 우리는 갈 길을 명확하게 알지만, 정작 오른손은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세태다. 운전자들은 오늘도 “버튼식 기어 만든 자는 당장 자수하라”며 이를 간다.


차체의 한정된 공간을 한 뼘이라도 더 알뜰하게 쓰려는 자동차 제조사에는 이보다 반가운 기술도 없었다. 거추장스러운 기어봉과 주변 장치가 사라지자 센터콘솔이 탁 트였고 수납공간, 컵홀더, 무선충전기 등 편의 장치를 배치하기도 수월해졌다. 조작이 전자식으로 바뀐 덕분에 자동 P단 체결과 자동주차 등 지능형 기능도 구현할 수 있게 됐고, 자율주행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발도 놓았다.


사정이 그렇다 해도 운전자들은 사라진 기어봉의 빈자리가 아쉽다. 기어봉은 손끝에 걸리는 감각만으로도 변속 상태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버튼식 기어는 전진·후진할 때마다 번거롭게도 시선을 아래로 옮겨 D와 R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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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P단을 눌렀다고 생각했건만 차량이 전진해 충돌하는 등 변속 상태를 착각한 사고도 이어졌다. 이에 자동차 업계는 전자식 변속 시스템의 장점은 살리면서 조작의 직관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운전대 옆에 달린 컬럼식 레버나 다이얼, 토글식 기어가 그 예다.


그럼에도 기어봉 특유의 찰진 손맛을 그리워하는 반응은 여전하다. 기어봉을 쥐고 자동차와 ‘밀당’하던 운전자들은 그 손끝을 통해 차와 한 몸이 된 듯한 일체감을 느꼈다. 기어봉에 대한 향수를 단순 ‘꼰대 감성’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로 애프터마켓에서는 버튼식 변속기를 기어봉 형태로 바꿔주는 튜닝 상품이 심심찮게 판매되고 있다. 혁신의 흐름을 거역하는 반동적인 작태지만 그 취지만큼은 이해가 간다.



https://naver.me/5c8QlK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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