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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소지섭의 ‘간지’는 왜 낡지도, 닳지도 않을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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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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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전 국민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던 지독한 사랑꾼은, 어느덧 하나뿐인 딸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아빠가 됐다. 붙잡을 수 없는 게 세월이라 했는데, 유독 그에게만큼은 그 흔적이 비껴간 듯하다. 오직 딸을 향한 지극히 평범했던 아빠의 뜨겁고도 처절한 몸부림. 투박하기 짝이 없는 뿔테도, 멋없이 걸친 싸구려 양복도 그의 ‘간지’를 감추기엔 역부족이었다.

“깜짝 카메라 당하는 기분이에요. 정말 아직도 얼떨떨해요.”

낡지 않아줘서 고맙고, 닳지 않아 다행인 ‘김부장’ 소지섭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종영 이후에도 여운이 짙다. 그만큼 드라마가 기대 이상의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일 터다. SBS금토드라마 ‘김부장’은 지난 25일 최종화 시청률 23%로 뜨거웠던 여정을 마무리했다. SBS 역대 드라마 흥행 2위의 기록. 13년 만에 SBS 드라마에 복귀한 소지섭으로서는 기대조차 하지 못한, 마냥 벅차기만 한 성적표다.


“2회 차에 (시청률이) 15%가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거든요. 그리고 20%를 넘기길래 또 ‘이게 뭐지? 이게 된다고?’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놀람의 연속이었달까요.”

‘김부장’을 본 누구나 소지섭을 이야기한다. 단순히 주연을 떠나, 원작 웹툰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이룬 그의 연기를 빼놓고는 ‘김부장’을 논하기 어렵다. 지극히 평범했던 중년의 가장이 오랜 시간 숨겨온 힘을 꺼내는 ‘무법 중년’으로 변신하는 순간, 판타지와 다름없는 서사의 개연성은 온전히 소지섭이란 존재만으로 해소된다.


딸을 찾고야 말겠다는 결의로만 가득 찬 눈빛과 묵직한 주먹, 총칼이 두렵지 않은 먹먹한 액션은 우리가 그토록 ‘김부장’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소지섭의 생각은 다르다.

“(흥행에) 저의 지분은 많지 않아요. 모든 사람들이 도와주고 노력해서 이룬 결과죠. 가령 최대훈(성한수 역), 윤경호(박진철 역) 배우가 없었다고 생각하면, 시청률이 반도 안 나왔을 것 같아요.”


‘김부장’에서 주인공 일행은 강도 높은 액션을 가감 없이 선보인다. 역시나 ‘액션 장인’ 소지섭이 빠질 수는 없다.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기 때문에, 액션에 대한 체력적인 부담은 아직 없어요.” 근거도 자신감도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이번엔 연령대가 조금 있는 아빠다 보니 너무 몸이 좋은 것보다는, 좀 무게감이 있는 몸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덕분에 다이어트 부담도 좀 적었고요(웃음). 저는 액션에 감정이 보이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번 ‘김부장’에서도 감정이 먼저 나오고 액션이 보여지도록 했고, 그래서 시청자들이 더 시원하고 통쾌하게 봐주신 거 같아요.”

결과도 좋았지만, 과정은 더 값졌던 작품이었다. 각자 작품을 통해 인연이 있던 소지섭, 최대훈, 윤경호 등 ‘아빠 어벤져스’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더욱 절친한 사이가 됐다. 현장 분위기는 두말할 것 없이 화기애애했다. 모든 장면에 배우들의 아이디어와 애드리브가 녹아들었다는 점은, 자유롭지만 동시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머리를 맞댔던 현장의 모습을 짐작게 한다.


“경호는 몸으로 표현하는 에너지를 잘 담아내고, 대훈이는 계산해서 조리 있게 말하고 연기화시키는 걸 너무 잘해요. 저는 오히려 말을 안 하고 눈빛으로 연기하는 스타일인데, 그들과 만나면서 재미있는 시너지를 낸 것 같아요. 정말 둘 다 천재인 거 같아요.”

30여 년 동안 배우의 시간을 보내면서 그는 ‘작품은 혼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지섭이 연신 ‘흥행에 내 지분은 극소수’라며 해명 아닌 해명을 거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김부장’ 스태프 모두에게 선물한 금에는, 함께 고생한 시간이 좋은 추억이 되길 바라는 그의 소중한 마음이 담겨 있다. 금을 선물한 건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부터였다.

“비를 맞는 장면이 있었어요. 비가 뿌려지면 바닥이 얼 정도로 추운 날씨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스태프 어느 하나 인상을 쓰거나 싫어하는 표정 없이 맡은 바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 모습이 너무 뭉클하고 뿌듯했어요. 이 선물은 작품을 함께한 사람들에게도 현장이 따듯한 추억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거예요.”

1977년생인 소지섭은 올해로 (한국 나이로) 50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 하나 그에겐 중년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지만, 그럼에도 숫자뿐인 나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작품과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죠.” 그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묵묵히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이 조금씩 잘 안 보이는 게 안타깝죠. 스스로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란 고민도 하고요. 연기가 힘든데 재미있고, 그래서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어요. 제 연기 스타일이 감정 기복이 심한 쪽은 아닌데 이젠 그것이 저의 연기인 거 같거든요.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면서, 제 스타일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시청자들이 벌써부터 ‘김부장’의 후속 시즌을 기다린다. 그건 소지섭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의 기록적 흥행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즌2의 시청률도 “10%만 넘으면 좋겠다”고 했다. ‘꿈의 20%’를 뚫은 ‘김부장’의 시청률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숫자다.

전 작품을 할 때 함께한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고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다음 작품을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을 정도면 되거든요. 만약에 연말에 상을 받는다면 작품이 많이 받길 바라요. 시즌2에서는 넓은 (원작의) 세계관으로 더 다양한 가지가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https://naver.me/5B0gHo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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