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 사는 외국인들이 올여름 더위에 두 손을 들었다. 기온보다 습도가 문제라며 하나같이 모국보다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 중부·서부와 경남 양산·창원·김해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의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밤 기온도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서울을 비롯한 곳곳에 열대야주의보가 내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케냐 출신으로 계명대에 다니는 페스크스킵캠보이(33) 씨는 “케냐보다 더 덥게 느껴진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더위”라고 했다. 이어 “한낮에는 습한 열기가 몸을 감싸는 느낌이다. 에어컨을 틀고 수박을 먹는 낙으로 버틴다”고 덧붙였다.
인도 뉴델리가 고향인 미슈라 다람 나스(36) 씨는 “인도의 여름 기온이 50도를 넘기지만, 대구 쪽이 더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뉴델리도 정말 덥다”면서도 “(하지만 대구는) 바람이 불지 않아 숨이 막히고, 10년째 살고 있지만 사우나 안에 있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유럽출신들도 더위에 혀를 내둘렀다. 독일 카를스루에시에서 온 파견 공무원 도미닉 슈텡엘(29) 씨는 “독일 기온이 40도를 넘기고 여름 기후가 달라졌다고 하는데, 대구의 습도가 더 높다”며 “그나마 (대구에는) 에어컨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본 이즈미사노시 파견 공무원 하세가와 마사히로(25) 씨는 “폭염중대경보라는 제도 자체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일본도 기후가 비슷하지만 정부가 이런 지침까지 내리는 것을 보고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과 대응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건조한 여름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습도가 더 낯설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출신 마르잔(36·여) 씨는 “알마티도 기온이 38도까지 오르지만 습도가 낮다”며 “대구에서 16년째 사는 동안 여름이 갈수록 더워지고 있다”고 했다.
더위는 당분간 물러나지 않는다. 열기를 식힐 비 소식도 없다. 4~10일에도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낮 기온은 33~38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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