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용률이나 여성 관리자 비율이 낮은데도 개선 노력을 하지 않은 기업 37곳의 명단이 공개됐다. 여성 노동자 수가 절반에 가까운데 여성 관리자는 한 명도 없는 기업도 있어 승진 과정의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가족부는 29일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민간기업 37곳의 명단을 공표했다. 공공기관, 상시근로자 500인 이상 민간기업 등 적용 대상 2795곳 가운데 여성 고용률 또는 여성 관리자 비율이 산업별·규모별 평균의 70%에 3년 연속 미치지 못하고, 정부의 촉구에도 개선 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사업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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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명단이 공표된 37개사 중 여성 관리자 수가 0명인 사업장은 25곳에 달했다. 다만 일부는 관리자 직군 자체가 없었다. 다른 사업장들도 여성 관리자 수가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쳤다.
하림그룹의 계열사로 닭고기 제품을 생산·유통하는 한강식품은 여성 노동자 비율이 44.7%였지만 관리자 24명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여성 노동자 비율 자체가 극히 낮은 사업장도 적지 않았다. 포항버스는 여성 노동자 비율이 0.95%에 그쳤고, 에이치씨엠은 1.02%, 경진이앤지는 1.18%, 동아운수는 1.25%로 집계됐다.
공표 대상 사업장 가운데 상시근로자 1000인 이상은 7곳, 1000인 미만은 30곳이었다. 업종별로는 사업지원서비스업이 11곳(29.8%)으로 가장 많았고 육상·수상운송 관련업이 5곳(13.5%)으로 뒤를 이었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적용 사업장의 여성 고용률은 2006년 30.77%에서 지난해 38.96%로 높아졌고 여성 관리자 비율도 같은 기간 10.22%에서 22.75%로 증가했다. 성평등부는 기업이 임금체계와 고용 관행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와 연계한 기업 컨설팅과 이행지원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 우혜림 기자 saha@khan.kr

하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29일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AA 미이행 기업’ 37곳 중 25곳은 여성 관리자가 아예 없었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한강식품의 경우 여성 노동자가 전 직원의 절반 가까이(44.7%) 됐지만 전체 관리자(24명) 중 여성은 없었다. 여성 노동자 비율이 1% 안팎인 포항버스(0.95%), 에이치씨엠(1.02%), 동아운수(1.25%)처럼 채용 단계부터 여성의 진입이 제한된 곳도 수두룩했다. 이들 기업의 성평등 지수가 3년 연속, 동종업계 평균 70%도 되지 않는 건 차별 개선 의지가 없다는 방증이다.
업종별로는 사업지원서비스업(11곳)과 육상수상운송 관련업(5곳)이 개선조치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동자를 정규직 관리자로 키우지 않는 파견과 외주 중심 업종이거나 채용·승진 기회가 남성의 전유물이 된 업종들이다.
명단 발표, 조달청 심사 감점과 같은 소극적 제재만으론 기업의 타성을 깨기 어렵다. 성별임금격차 공시제 도입, 공공입찰 참여 원천 제한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여성을 외면하는 조직에 어떤 미래가 있겠는가. 여성 고용을 외면한 37개 기업이 자신들의 ‘성장 지체’를 성찰하고는 있을까.
▼ 구혜영 논설위원 koohy@khan.kr
https://www.khan.co.kr/article/2026073113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