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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서울국제도서전에선 왜 라면을 팔았나…지금 던져야 할 질문 [버즈니스 실체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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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3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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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7842?cds=news_media_pc&type=editn

 

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텍스트힙? 버즈니스 실체 3편
서울국제도서전이 가야할 길
책은 사실상 사회적 공공재
대학이 만들고 운영하는 도서전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사례
2006년 시작한 필란트로피아
저소득 가정에 저렴하게 책 판매
다시 모두가 책 읽는 사회
우리는 연속기획 넘버링+ '텍스트힙? 버즈니스 실체' 1·2편에서 서울국제도서전 열풍에 숨은 문제점을 '팝업스토어'에 빗대 꼬집었다. 그렇다면 서울국제도서전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서울국제도서전의 창설 취지를 좇으면 된다. 지금 필요한 건 규모나 인기가 아닌 책이란 사회적 공공재를 찾는 장치다. 교본으로 삼을 대상도 있다.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이다.

☞ 視리즈_버즈니스를 아시나요?
1편 텍스트힙? 책 읽는 사람들 책 찍는 사람들 
2편 '팝업스토어'처럼 돼버린 도서전의 자화상 
3편 서울국제도서전에선 왜 라면을 팔았나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은 과달라하라 대학교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사진 | FIL Guadalajara 제공 Nicole Tecchio]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은 과달라하라 대학교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사진 | FIL Guadalajara 제공 Nicole Tecchio

서울국제도서전이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처럼 '버즈(buzz)'란 열병을 똑같이 앓고도 다르게 풀고 있는 도서전이 있다. 들뜸을 행사와 함께 끝내지 않는 도서전이다.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은 대학이 만들었고 지금도 대학이 운영한다. 애초부터 이윤을 좇는 전시회가 아니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23년 전체 관람객이 85만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어린이 행사 방문만 19만건에 이르는 거대 행사다. 

흥미롭게도 이 축제가 앞세우는 건 방문객 수가 아니라 그 인파를 독서로 잇는 통로다. 한편에서는 판권을 사고파는 거대한 저작권 시장이 돌아가고, 다른 한편에는 2006년부터 이어온 '필란트로피아'가 있다.

기업과 단체의 후원으로 저소득 가정과 학교 아이들을 데려와, 아이 하나하나가 제 손으로 고른 책을 단돈 1페소에 쥐고 돌아가게 한다. 도서전이 후원 대상을 직접 고르고 수송까지 책임진다. 독서가 경제적 형편과 세대를 탄다던 그 그늘을 정면으로 겨냥한 장치다. 

세살배기부터 열두살까지를 위한 프로그램, 청소년이 큰 작가와 마주 앉는 '1000명의 젊은이' 자리, 교사와 사서를 위한 독서 강의도 상설로 열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가 이 도서전을 '대중에게 열린 무역박람회'라 부른 이유다. 물론 과달라하라 도서전도 후원 로고가 나부끼는 거대 이벤트다. 차이는 규모가 아니라 제도다. 그 큰 규모를 기어이 독서로 되돌리는 장치를 안에 품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은 거꾸로 가고 있다. 1954년 '서울 도서전'으로 출발한 이 행사는 독서문화를 북돋우고 출판산업을 키우자는 취지로 자라왔다. 그런데 도서전 운영이 '주식회사 체제'로 바뀌면서 지분 상당 부분을 특정 출판사와 서점, 단체가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계 안에서는 공공재 성격의 행사를 '사실상 사유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수익을 내야 하는 회사가 되면 흥행 숫자에 더 매달리게 마련이다. 그러면 창설의 취지는 뒤로 밀린다. 올해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행사장에는 리유저블백 같은 경품을 받으려는 긴 줄이 늘어섰고, 도서전과 상관없는 라면을 팔며 '한정 기념품'을 끼워주는 부스까지 있었다. 

사유화할수록 도서전은 팝업스토어를 닮아갈 수밖에 없다. 오픈런과 굿즈와 인증샷으로 숫자를 키우는 사이 독자와 책 생태계를 살리는 일에서는 자꾸 멀어진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일부 출판인은 '독자를 고객이 아니라 책문화의 주인으로' 되돌리겠다며 대안 도서전을 따로 열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서울국제도서전이 돌아갈 곳은 분명하다. 태어난 자리, 독서문화를 북돋우는 공공의 축제다. 숫자만 부풀리는 팝업의 문법부터 걷어낼 일이다. 인파를 독서로 되돌리는 장치는 공적 주체가 아니면 심기 어렵다.

사유화가 문제인 이유도 여기 있다. 과달라하라는 대학이라는 공적 주체의 손에서 굴러가고, 필란트로피아는 책과 먼 아이에게 생애 첫 책을 쥐여준다. 서울국제도서전도 그런 장치를 상설 제도로 심어야 한다. 팝업처럼 열리더라도 팝업으로 끝나지 않게 말이다. 

(중략)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15만명의 인파'는 분명 희망차 보인다. 하지만 독서 문화의 회복과는 다르다. 텍스트가 힙한 게 문제가 아니다. 힙하지 않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자리까지 책이 밀려났다는 것, 그렇게 드물어진 책을 두고 벌이는 잔치마저 팝업이 돼, 몇몇의 것으로 굳어간다는 비판까지 받는 것이 문제다.

도서전이 팔아야 할 것은 닷새의 조급함도, 연출된 희소성도 아니다. 힙하지 않아도, 지루하고 고루하더라도 제 역할을 하는 도서전. 그 공공의 자리가 서울국제도서전이 태어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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