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고 자랐길래 시즌2’서 만나본 아이돌 4인
몬스타엑스 기현 [사진 송미성]
미국 월드투어를 마친 다음 날 한국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고, 하루 뒤 다시 일본 팬미팅을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시차를 넘나들고 국경을 오가는 K-팝 스타들의 삶은 화려해 보이지만, 그만큼 자신을 잃기 쉬운 시간이기도 하다. 무대 위에서는 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무대 밖에서도 수많은 시선 속에서 하루를 살아간다. 끊임없는 이동과 경쟁, 그리고 쉼 없이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이들은 무엇으로 스스로를 회복할까. 지글지글클럽 유튜브 예능 ‘뭘 먹고 자랐길래 시즌2 : 텔레파시 키친’에서 만난 몬스타엑스 기현, 더보이즈 현재, 빌리(Billlie)의 문수아와 션은 뜻밖에도 같은 답을 내놓았다. 거창한 휴식이나 특별한 취미가 아니었다. 자신을 위해 차리는 한 끼의 식사,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탁. 아이돌에게 음식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무대 밖에서 ‘누구의 멤버’가 아닌 한 사람으로 돌아오는 가장 일상적인 의식이었다.
재료 손질부터 완성까지 … 스스로를 위한 시간
데뷔 10년 차를 맞은 몬스타엑스 기현은 코로나19로 처음 긴 휴식기를 맞았을 때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늘 ‘몬스타엑스의 기현’으로 살아왔지만, 공연과 스케줄이 멈추자 정작 ‘인간 기현’으로서의 삶에는 개인적인 추억도, 취미도, 스스로를 위한 시간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불안한 시간을 보내던 그는 어느 날 충동적으로 중식도를 구입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요리를 시작해보고 싶었다. 재료를 손질하고 불을 조절하며 한 접시를 완성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집중과 정성을 요구했고,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리는 시간이 됐다.
“배달 앱 버튼 하나면 음식이 오지만, 직접 만들면 재료 손질부터 불 조절까지 정말 많은 정성이 들어가요. 대충 만든 제육볶음은 맛부터 다르더라고요. 그때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다르다’는 걸 처음 실감했죠.”
지금도 그는 3주 가까운 해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출국을 앞둔 짧은 시간에도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찌개를 끓인다. 누군가를 위한 식사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한 끼를 만드는 시간. 기현에게 요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회복 방식이 됐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식사는 소중한 안식처
더보이즈 현재 [사진 송미성]
더보이즈 현재에게 음식은 가장 따뜻한 안식처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해야 했다. 지치거나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늘 본가였다.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김치볶음밥, 아버지가 손수 구워주던 찹스테이크, 어린 시절 생오이를 툭툭 썰어 양념에 버무려주시던 오이무침까지. 음식은 그에게 가족의 시간을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게 하는 매개였다.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걱정이 많아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는 순간만큼은 그 음식에만 집중하게 돼요.”
그래서 지금은 전국의 유명 맛집에서 맛본 식재료를 부모님께 보내드리거나, 부모님을 좋은 식당으로 모시는 일이 큰 행복 가운데 하나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차려주던 한 끼를 이제는 자신이 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음식은 단순한 미식이 아니라 가족과 자신을 이어주는 가장 따뜻한 언어였다.
지친날 따뜻한 국물·소박한 집밥 한 그릇
빌리(Billlie) 션(왼쪽)·문수아 [사진 송미성]
최근 정규 앨범으로 한층 성숙한 변신을 보여준 빌리(Billlie)의 문수아와 션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의 균형을 지키고 있었다. 문수아는 자신을 “좋으면 좋은 티가 나고,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으면 오래 쌓아두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그는 유난히 지치는 날이면 따뜻한 국물 요리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특히 ‘순두부 앰배서더’를 꿈꿀 만큼 순두부를 좋아하는 그는 식단 관리 중에도 순두부에 계란과 애호박, 버섯, 토마토소스, 치즈를 더해 만든 ‘순두부 그라탱’을 즐겨 먹는다. 건강을 챙기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지 않는 자신만의 방식이다. 몸을 돌보는 과정이 곧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션이 가장 위로받는 음식은 어머니에게 배운 소박한 집밥이다. 따뜻한 밥 위에 낙지젓갈과 김자반, 참기름, 계란 노른자를 올려 비벼 먹는 한 그릇. 특별한 레시피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이 담긴 음식은 언제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그는 “예전에는 중요한 촬영을 앞두고 무작정 굶는 벼락치기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건강하게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결국 가장 오래가는 관리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몸을 혹사시키는 단기 관리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 자신을 지키는 힘이라는 의미다.
이들이 ‘텔레파시 키친’을 통해 공통으로 이야기한 또 하나의 위로는 팬들의 존재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평소보다 말수가 적은 날이면 팬들은 “오늘 스타일 마음에 안 들지?”라며 먼저 알아봐 준다. 아티스트가 사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것 같으면 일부러 올리지 않는 팬들도 있다.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는 사람들의 존재는, 쉼 없이 달려야 하는 일상 속에서 큰 힘이 된다. 월드스타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서 이들을 버티게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해 정성껏 차린 한 끼,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집밥,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은 식탁,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다. ‘뭘 먹고 자랐길래’라는 질문은 단순히 좋아하는 음식을 묻는 말이 아닌 무엇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무엇이 오늘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 답은 의외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하루를 버텨낸 끝에 스스로를 위해 차린 한 끼의 식탁, 그 소박한 시간이 때로는 가장 큰 위로가 된다.
하략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9728
https://youtu.be/EeTjwO7cq2M
https://youtu.be/0Oxex5HWJVw
https://youtu.be/ZihrOSIZv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