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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제주 연산호에 ‘끓는 물’ 붓는 폭염…흐물흐물 주저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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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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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연산호 군락지 제주 문섬 앞바다
“2년 전 집단붕괴 때 초기 모습 보여”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문섬 바닷속에서 촬영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자색수지맨드라미가 직벽에 힘없이 매달려 있다. 가늘어진 기부(기둥)가 더는 버티지 못하면 연산호는 탈락해 죽게 된다. 파란 제공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문섬 바닷속에서 촬영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자색수지맨드라미가 직벽에 힘없이 매달려 있다. 가늘어진 기부(기둥)가 더는 버티지 못하면 연산호는 탈락해 죽게 된다. 파란 제공
“축 처져 있는 자색수지맨드라미와 검붉은수지맨드라미를 봤어요. 연산호 피해가 심각했던 2024년 초기 상황과 굉장히 비슷해요.”

폭염경보가 내린 28일 제주 서귀포시 문섬 바닷속에서 막 나온 신수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센터장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새 공기통으로 바꿔 맨 그는 “처져 있는 개체의 위치를 봐뒀다가 다음에 상태를 확인해야겠다”며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파란 활동가 7명이 고수온 조사를 나선 서귀포 최남단 문섬 앞바다는 겉이 부드럽고 가지가 유연한 연산호의 국내 최대 군락지(천연기념물)다. ‘연산호의 정원’으로 불리는 이 문섬·범섬·섶섬 일대 해역에는 130종 넘는 산호가 서식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28일 문섬 바닷속에 축 처져 있는 자색수지맨드라미(왼쪽). 평소 이 야생생물은 통통하고 생기가 넘친다. (오른쪽) 파란 제공

28일 문섬 바닷속에 축 처져 있는 자색수지맨드라미(왼쪽). 평소 이 야생생물은 통통하고 생기가 넘친다. (오른쪽) 파란 제공
40분간 두 차례에 걸친 수중 조사 결과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등 연산호에서 ‘슬럼핑’ 의심 증상이 관찰됐다. 슬럼핑은 기록적인 고수온과 장기간 저염분수 유입에 따른 복합적인 스트레스로 연산호가 생리적인 기능에 손상을 입고 주저앉은 현상을 말한다.

제주 바다가 유난히 뜨겁고 중국 양쯔강의 담수(단물)도 많이 유입됐던 2024년 8월 파란은 서귀포 해역에서 연산호가 녹아내리는 모습을 담은 기록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제공했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해 ‘연산호 슬럼핑’이라는 이름을 세계 최초로 붙인 연구팀의 논문은 지난달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리기도 했다.
 

28일 문섬 해역에서 연산호 조사를 시작한 파란의 활동가들. 서보미 기자

28일 문섬 해역에서 연산호 조사를 시작한 파란의 활동가들. 서보미 기자
논문은 슬럼핑이 ‘비정상적 팽창-처짐-매달림-수축-붕괴’ 단계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일부 개체는 팽창, 처짐, 매달림 단계를 보였다. 실제 수중 촬영된 일부 자색수지맨드라미는 평소 통통하던 모습과 달리 축 처져 있거나, 기부(기둥)가 가늘어져 암벽·직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기부가 탈락한 개체는 바스러져 죽게 된다.

다만 고수온주의보(수온이 28도 도달 또는 도달 예측시 발령)가 8일째 이어진 이날에는 2024년처럼 바닷속에서 광범위한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는 않았다. 서귀포(중문)의 7월 평균수온은 24.8도(28일까지 기준)로 5년 전인 2021년(24.7도)과 비슷한 수준이다.
 

윤상훈 파란 전문위원이 산호 조사를 위해 물로 뛰어들고 있다. 서보미 기자

윤상훈 파란 전문위원이 산호 조사를 위해 물로 뛰어들고 있다. 서보미 기자
하지만 고수온 현상이 길어지는 8월에도 산호들이 견딜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서귀포의 8월 평균수온은 2021년 25.9도에서 2024년 30도로 4도 넘게 뛰었다. 윤상훈 파란 전문위원은 “2020년 이전에는 8월 최고 평균수온이 24도였는데, 오늘 조사 때 수심에 따라 24~28도가 측정됐으니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라며 “산호마다 수온 내성이 다르지만 25도가 넘으면 힘들어하는 종, 28도 넘으면 거의 사멸되는 종도 있다”고 했다.
 

고수온과 저염분수 현상이 심각했던 2024년 8월15일 서귀포시 범섬 바닷속에서 찍힌 큰수지맨드라미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파란이 기록한 이 사진은 연산호의 ‘슬럼핑 현상’을 최초 소개한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고수온과 저염분수 현상이 심각했던 2024년 8월15일 서귀포시 범섬 바닷속에서 찍힌 큰수지맨드라미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파란이 기록한 이 사진은 연산호의 ‘슬럼핑 현상’을 최초 소개한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파란 제공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816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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