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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박지성, 신뢰 잃은 한국 축구에 경고…“기회 놓치면 영원히 똑같아” (유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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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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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가장 먼저 꺼낸 감정은 분노였다. 대표팀의 남아공전을 중계했던 그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는 듯한 경기 운영을 바라보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고 있는데도 공격을 안 하는 듯한 분위기라 아쉬웠다”며 “경기 후 허무하게 져버리니 화가 나고 억울했다. 감정을 숨길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당시 굳어진 표정의 이유를 밝혔다.


단순히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나온 반응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가진 힘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 채 경기가 끝났다는 허탈함과, 준비 과정에서부터 이어진 문제가 경기장에서도 반복됐다는 씁쓸함이 함께 담겨 있었다.


과거 한국 축구의 경기 영상이 다시 인기를 얻는 상황도 마냥 반갑게 바라보지 않았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로 봤을 때 씁쓸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경기보다 과거의 투지와 장면이 계속 소환되는 현실 자체가 한국 축구의 정체를 드러낸다는 의미였다. 팬들이 지금의 대표팀보다 이전 세대의 경기를 다시 찾는 현상을 반가운 추억으로만 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박지성이 지적한 문제는 한 경기의 전술이나 결과에 머물지 않았다. 이번 월드컵은 이전 대회와 달리 출발부터 순탄하지 않았고,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축구협회와 대표팀을 향한 신뢰가 먼저 흔들렸다고 봤다.


신뢰를 얻지 못한 채 대회에 나섰고 결과마저 좋지 않으면서 팬들의 실망도 더 커졌다. 경기장에서 드러난 답답함보다 그 이전의 과정이 더 큰 문제였다는 설명이었다.


비판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박지성은 최근 K-축구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한국 축구의 변화를 위한 작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그는 “많은 실망감을 드린 데에는 축구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잘못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이어 “이 부분에서만큼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야만 한다는 책임감으로 이 역할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혁신위원회의 우선 과제는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이다. 협회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어떤 단계를 거쳐 변화를 만들어갈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발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성장 시스템을 세우는 일도 함께 추진한다. 팬들에게 다시 믿음을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혁신위원회에는 이영표와 박주호도 참여하고 있다.


박지성이 변화의 전면에 나서자 축구협회장 후보로도 이름이 거론됐다. 그러나 그는 선수 시절의 명성과 대중적인 인기만으로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박지성은 “저는 축구선수였다”며 협회장이 되려면 그 자리에 필요한 전문성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협회가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조직인 만큼 인기만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들었다.


지도자 가능성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선수단을 직접 이끌고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며,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5~6년이 더 걸려 이미 늦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신 한국 축구가 지닌 기존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그 안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보여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가장 무게가 실린 발언은 한국 축구가 맞은 지금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경고였다. 박지성은 “이번을 계기로 확실히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똑같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뢰를 잃은 한국 축구가 다시 팬들 앞에 서기 위해서는 비판에 그치지 않고, 이번 기회에 실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박지성의 경고였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https://v.daum.net/v/2026073007090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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