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에어컨 먹통…5성급 호텔의 황당한 대처, "선풍기 드릴게요"
A씨는 지난 24일 가족과 함께 강원도 고성의 대명소노그룹 운영 호텔인 '르네블루 바이 쏠비치'에 체크인했다. 하지만 입실한 지 약 3시간 만에 객실 에어컨이 고장 났다.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여행이었던 만큼 냉방이 불가능한 객실에서 숙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A씨는 프런트에 상황을 알렸지만 호텔 측이 처음 내놓은 해결책은 선풍기 제공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가 있어 에어컨 없이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는데 선풍기를 가져다주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5성급 호텔에서 나올 대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풍기 제공을 거부하고 객실 교체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안내 없이 연락이 끊겼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남편이 직접 프런트를 찾아가 확인한 뒤에야 "당일 수리는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호텔 측은 처음에는 만실이라 객실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디럭스 객실로 이동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대신 객실 요금 일부 환불과 2시간 레이트 체크아웃을 보상안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대체 객실의 수준이었다. A씨 가족이 예약한 객실은 침실 2개와 거실, 욕실 2개를 갖춘 프리미엄 객실이었다. 반면 호텔이 제안한 객실은 침실 1개와 욕실 1개로 구성된 원룸형 디럭스 객실이었다.
사실상 객실 등급뿐 아니라 공간 자체가 크게 축소된 셈이다.
A씨는 "아이를 재운 뒤 부부가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일부러 침실과 거실이 분리된 객실을 예약한 것"이라며 "원룸형 객실로 옮기라는 것은 단순한 객실 변경이 아니라 명백한 다운그레이드였다"고 말했다.
보상 과정도 혼선을 빚었다. 호텔 측은 처음에는 객실 요금의 30%를 환불하겠다고 했다가 항의가 이어지자 50%로 상향했다. 이후에는 프리미엄 객실 기준인지, 디럭스 객실 기준인지를 놓고 직원마다 다른 설명을 내놓았고, 계산 방식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대응하는 느낌이었다"며 "보상안을 먼저 제시했다가 계산이 맞지 않으면 다시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며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디럭스 객실 요금을 기준으로 한 50% 환불안을 받아들이고 숙박을 마쳤지만 "여행 자체를 망쳤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례는 호텔 운영 주체 변경 이후 서비스 품질 논란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르네블루는 지난해까지 워커힐호텔이 위탁 운영했던 호텔이다. 그러나 지난해 8월부터 대명소노그룹이 직접 운영을 맡으면서 호텔 명칭도 '르네블루 바이 워커힐'에서 '르네블루 바이 쏠비치'로 변경됐다.
일부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리브랜딩 이후 서비스 품질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소노호텔앤리조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고객에게 열정과 헌신으로 행복한 즐거움을 선사하여 삶의 가치를 높인다'는 서비스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는 폭염 속 에어컨 고장이라는 돌발 상황에서 선풍기 제공, 객실 다운그레이드, 오락가락한 보상 기준 등이 이어지면서 브랜드가 약속한 고객 중심 서비스와 실제 현장 대응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5성급 호텔의 경쟁력은 시설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고객 불편을 얼마나 신속하고 일관되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응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위메이크뉴스와의 통화에서 "초기 보상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고객에게 객실 요금 전액을 환불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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