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군단, 올초 내부지침 변경
총 옆에 탄통 두고 결합은 안 해
북한과 마주한 서부 전선 최전방에 위치해 서울 방어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육군 1군단이 전방 감시초소(GP)와 일반전초(GOP)에 배치된 ‘K6 중(重)기관총’에 실탄이 든 탄띠를 걸어 두지 않고 경계 작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실탄을 총기에 결합해 두지 않으면 유사시 즉각적 대처 능력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을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북한군이 지뢰 매설과 철조망 설치 등을 위해 수차례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남하한 상황에서 우리 군의 경계 태세 약화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군단 등 전방 군단들을 관할하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는 경계 근무 시 기관총에 여러 개의 실탄이 연결된 탄띠를 걸어 두는 ‘삽탄(揷彈)’ 상태 유지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1군단은 올해 상반기부터 경계 근무 지침을 변경해 K6 중기관총에 삽탄을 하지 않고, 탄띠가 든 탄통을 옆에 비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6 중기관총은 우리 군의 최전방 핵심 공용화기로, 북한군이 우리 감시초소에 총격을 가하거나 북한군이 남하하는 등의 유사시 대응에 쓰인다. 삽탄이 돼있지 않으면 상황 발생 후 우선 탄통에서 탄띠를 꺼내 K6 중기관총에 걸어야 비로소 사격이 가능해진다. 야전 지휘관으로 근무했던 예비역 장성은 “야간에 상황이 생기면 손전등에 불을 켜고 실탄을 장전해 싸워야 할 상황인데 어떻게 즉각 조치가 가능하겠나”라고 말했다.
1군단 측은 이처럼 지침을 변경한 이유를 묻는 본지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전방 경계 작전을 총괄하는 합동참모본부는 본지에 “합참은 관련 지침 변경에 대해 1군단으로부터 보고받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합참은 본지 질의를 받기 전까지 1군단의 경계 지침 변경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北 무력도발 땐, 즉각 사격 못하고 총알부터 찾아 넣어야
북한군을 마주하고 임진강 하구 일대와 서울 북쪽 외곽을 방어해야 하는 육군 1군단은 수도 방위에 미치는 중요성 때문에 군 내에서도 핵심 군단으로 꼽힌다. 이런 1군단이 K6 중기관총에 실탄이 든 탄띠를 걸어놓지 않고 경계 근무를 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바꾼 것은 지난해 11월 한기성 군단장(중장)이 취임한 이후의 일로 알려졌다. 학군장교 출신인 한 군단장은 최초의 비(非)육군사관학교 출신 1군단장으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