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김건희와 블랙핑크
2023년 초봄, 날씨는 조금씩 풀리고 있었지만, 용산의 공기는 여전히 차가웠다. 대통령실 내부엔 적잖은 긴장감이 흘렀다. 그 근저에 김건희 여사가 자리했다.(이하 경칭 생략)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학력·경력 의혹과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록 공개 이후 김건희는 정치적 부담 요인이 됐다. 취임 1주년을 맞는 2023년에도 그게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김건희 리스크’라는 고유명사로 고착화 조짐을 보였다. 그건 단순한 대통령 배우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윤석열 정부 전체의 아킬레스건이었다.
당시 홍보 실무를 맡았던 용산 참모 A에게 실로 난감한 요청이 전달된 건 그 와중이었다. ‘실록 윤석열 시대’ 취재팀을 만난 A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가 먼저 떠올린 사례는 축구 국가대표팀 초청 행사였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대표팀을 2022년 12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했다. 2시간여의 만찬은 화기애애했다. 주장 손흥민 선수가 대통령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주면서 그를 웃음 짓게 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대통령 내외에게 사인볼과 유니폼을 선물했다.
문제는 연회가 끝난 이후 벌어졌다. A의 말이다.
A가 허탈하게 말을 이었다.
이후에도 무리한 ‘여사 중심 홍보’ 요구는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 사건이 터졌다.
이른바 ‘여사 라인’으로 분류되던 용산 참모 B가 A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A가 반문했다.
이어진 B의 말에 A는 경악했다.
B가 언급한 ‘제니’는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던 여성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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