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자금 마련 방안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1조 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만큼 주식담보대출, 배당 확대, 비상장 자산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곧바로 현금 9440억 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를 미룰 경우 최대 하루 약 1억2930만 원, 1년이면 약 472억 원의 지연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재판부는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최 회장이 대법원에 다시 상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하더라도, 최 회장 측이 주식 담보 대출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산 분할금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재상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은 내달 7일 자정까지 양측이 상고하지 않으면 확정된다. 어느 한쪽이라도 상고하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판결 확정이 미뤄진다.
최 회장의 현금 마련 해법의 가장 유력한 카드는 주식담보대출이 거론된다. 최 회장이 가진 SK㈜ 지분(1297만여 주) 가치는 2년 전 항소심 당시 2조514억 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선고일인 지난 24일 종가(63만 원) 기준 약 8조1700억 원으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자산 가치가 커진 만큼 담보 여력도 늘어난 셈이다. 다만 최 회장 보유 주식의 약 21%(5분의 1)가 이미 대출로 잡혀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담보가치가 주가에 그대로 연동되는 만큼 주가가 꺾이면 조기 상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향후 문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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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환 기자(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