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한 노년층, 위태로운 노후자금
연령대별 빚투 증가율서 압도적 1위
2024년말과 비교해 무려 181% 급증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 위험도 역대급
노년층 대상 투자사기 극성 주의해야
60대 이상 노년층 투자자의 ‘빚투(빚을 내 투자)’가 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규모로는 50대 이은 두 번째이고, 증가율로는 압도적 1위이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9300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활황을 보이자 투자금을 불리려는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년층 투자는 노후자금 성격이란 점에서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노년층이 빚투까지 대거 뛰어들었지만, 이후 지수가 7000선 아래로 급락,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 규모 역시 역대급으로 늘었다. 최근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투자사기도 극성을 부리고 있어 더 신중한 투자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3면
28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신한·메리츠·키움·하나·대신증권 등 국내 10대 증권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기준 60대 이상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6080억원으로 집계됐다. 60대가 7조1371억원, 70대 이상이 2조4709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신용융자 잔고(31조6180억원)의 30.4%에 해당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빚투’의 지표로 여겨진다. 2024년 말 13조5346억원 수준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작년 말 23조1986억원까지 늘어난 데 이어 올 상반기 31조원대로 불어났다. 연령대로는 50대가 9조797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이 9조608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60대와 70대의 경우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세가 가팔랐다. 70대 이상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24년 말 761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4709억원으로 224.4% 급증했다. 같은 기간 60대는 2조6503억원에서 7조1371억원으로 169.3% 증가했다. 전체 증가율(133.6%)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잔고 규모가 미미한 20세 미만을 제외하면 전 연령대 중 각각 1위, 2위이다.
특히 6월이 주목된다. 6월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고평가 논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던 시기다. 이 때 대부분 연령층은 일제히 신용융자잔고를 줄였지만, 60대와 70대는 오히려 빚투 규모가 늘었다.
60세 이상은 근로소득이 적거나 없는 은퇴 세대가 주를 이룬다. 주가가 급락해 담보비율이 무너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하는데, 이 같은 손실은 곧 노후자금 훼손으로 직결된다. 상환 여력이 있는 현역 세대와는 위험도가 다르다.
실제 신용융자 잔고 반대매매 규모도 올 들어 급증세다. 올해 1월 기준 565억원 수준에서 6월 말 3935억원으로 596.5% 급증했다. 특히 올해 초와 비교해 60대 이상 신용융자 반대매매 규모는 700% 넘게 급등, 전 연령층 중에서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투자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핀플루언서를 사칭한 불법 리딩방 피해, 상장 임박을 미끼로 한 비상장주식 투자 사기, 사설 거래 프로그램 투자 사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나타났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용거래는 상승기에는 매수 수요를 확대하지만, 하락기에는 반대매매를 통해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는 경기순응적 특성을 지닌다”며 “개인 중심의 시장 구조와 제한적인 헤지 수단을 고려 할 때, 향후 레버리지 축소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와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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