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부산 남구 한 오피스텔 등에 거점을 두고 미국 서버를 이용해 53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도박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청각장애인들은 “돈 받고 계좌를 넘겼을 뿐 도박을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도박사이트 입금 계좌 명의자 상당수가 청각장애인인 점을 수상히 여기고 수사를 확대했다.
수사 결과 청각장애인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온 40대 남성 통역사 A 씨가 사건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홀덤펍에서 친분을 쌓은 도박 조직 관리자인 40대 남성 B 씨에게 계좌 모집 제의를 받았다. 이후 그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접근해 “거래 실적을 쌓아 신용도를 올려준다”며 계좌를 모집했다.
A 씨가 조직에 넘긴 청각장애인 명의 대포 계좌는 약 80개다. A 씨는 한 계좌당 150만 원씩 챙겼으며, 계좌를 빌려준 청각장애인들에겐 20만 원씩 줬다. 도박 조직은 이렇게 확보한 대포계좌를 이용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무려 3200억 원대의 베팅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를 중심으로 계좌 유통망을 추적해 계좌를 제공한 청각장애인 87명을 포함한 대포 통장 유통 가담자 92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또 장애인의 대포 계좌를 이용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관리자 B 씨 등 조직원 25명도 전원 검거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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