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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4만명이 먹고 마시며 열광했던 밤… 도쿄돔엔 쓰레기 한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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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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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sports.naver.com/wbaseball/article/021/0002807129

 

■ 日 프로야구 요미우리 - 히로시마戰… ‘쓰레기 처리’ 르포

꼬치·피자·라면·아이스크림 등
1·2·4층·외야에 판매점 수십곳
야구장이 마치 대형 음식점 된듯

관중 많은 시간·장소 인력 배치
직원들이 돌며 음식·빈 컵 수거
수거함 차기전 미리 봉투 교체
쓰레기 안쌓여 냄새 거의 없어
지난 22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경기에서 5회가 지난 뒤 구단 직원이 관중석 통로를 돌며 빈 컵과 음식 용기를 수거하고 있다. 같은 통로에서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판매 직원이 관중에게 맥주를 판매하는 모습과 대비를 이룬다.

도쿄 = 글·사진 정세영 기자

“평일 저녁 경기가 맞나.” 지난 22일 오후 5시 일본 도쿄돔.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경기 시작까지는 1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관중석은 빠르게 들어차고 있었다. (중략)

이날 관중은 4만2134명. 도쿄돔의 야구 경기 수용 규모인 약 4만3500명의 96.9%에 달했다. 수요일 밤 열린 정규시즌 경기였지만 사실상 만원이었다. 관중 구성도 다양했다. 야구장을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부터 나란히 유니폼을 입은 노부부, 퇴근 뒤 넥타이를 풀고 맥주잔을 든 직장인까지 한데 섞였다. 포수 미트에 공이 꽂힐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한 요미우리 팬 옆에서는 셔츠 차림의 직장 동료들이 음식을 나눠 먹었다. 어린이들은 경기보다 마스코트와 응원가에 더 크게 반응했다. 응원단의 구호가 시작되면 관중석 곳곳에서 주황색 수건이 동시에 돌아갔다.

도쿄돔 전경.

좌석에서 일어나 통로로 나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야구장인지 대형 음식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음식 냄새가 통로를 채웠고, 경기 시작 전부터 매장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꼬치와 피자, 햄버거, 초밥, 라면, 카레, 한식, 아이스크림까지 매장마다 다양한 메뉴를 내놨다. 한 손에는 음식을, 다른 손에는 맥주를 든 관중들이 좁은 통로를 오갔다. 도쿄돔 공식 매장 목록에는 1·2·4층과 외야를 합쳐 60곳이 넘는 먹거리 판매점이 안내돼 있다. 현장에서 만난 요미우리 관계자는 “선수 이름을 붙인 음식만 올해 37종이 판매됐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이날 도쿄돔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쓰레기 처리였다. 먹거리가 많을수록 쓰레기도 늘어난다. 최근 국내 야구장에서는 쓰레기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관중이 늘고 먹거리 판매가 확대되면서 야구장이 감당해야 할 쓰레기도 빠르게 불어났기 때문. 실제로 잠실야구장의 일반폐기물은 2023년 214.44t에서 지난해 497.94t으로 132.2% 늘었고, 전국 9개 야구장의 폐기물도 3년 사이 66.2% 증가했다.

도쿄돔에도 쓰레기는 많았다. 그러나 넘치는 수거함이나 음식물 냄새는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도쿄돔에서는 쓰레기가 생기는 속도에 맞춰 수거도 함께 이뤄지고 있었다. 5회가 지나자 커다란 투명 봉투를 든 직원들이 관중석 사이로 들어왔다. 직원이 좁은 통로에 멈춰 봉투를 펼치자 관중들은 자리에서 빈 컵과 음식 용기를 건넸다. 직접 쓰레기통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한쪽에서는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판매 직원이 등 뒤의 맥주통에서 새 잔을 채웠고, 바로 뒤에서는 다른 직원이 빈 잔을 거둬 갔다. 소비와 수거가 같은 관중석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경기 중 수거한 쓰레기를 처리하는 내부 통로의 분리수거대.

음식점과 화장실이 늘어선 내부 통로에서도 쓰레기 수거 작업은 계속됐다. 도쿄돔의 분리수거대는 타는 쓰레기와 타지 않는 쓰레기, 플라스틱 컵 등을 나눠 버리도록 돼 있었다. 분류 방식 자체는 국내 야구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이는 관리였다. 직원들은 수거함이 가득 차기 전에 내부 봉투를 꺼내 단단히 묶고 곧바로 새 봉투를 끼웠다. 관중이 몰리는 시간에는 분리수거대 앞을 떠나지 않고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였다. 경기 종료 뒤 한꺼번에 치우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가 발생하는 순간부터 계속 걷어 냈다.

도쿄돔에 쓰레기가 없는 게 아니었다. 관중이 몰리는 시간과 장소를 예상해 인력을 배치하고, 경기 중 수거 시점과 횟수를 정하며, 모은 봉투를 어디로 옮길지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했다. 도쿄돔에서 쓰레기 처리는 경기 뒤 시작되는 청소가 아니라 경기 중 제공되는 관중 서비스였다. 쓰레기 처리에서 확인한 세밀한 운영은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도쿄돔은 호텔과 놀이공원, 키즈시설, 스파·쇼핑시설, 야구전당박물관, 음식점 등을 한데 묶은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 ‘도쿄돔시티’의 중심 시설이다. 전철역에서 나와 몇 분만 걸으면 이들 시설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팬과 놀이시설을 찾은 가족, 쇼핑백을 든 관광객이 같은 공간을 오갔다. 경기 당일 요미우리전 입장권이나 자이언츠 앱 쿠폰을 제시하면 도쿄돔시티 내 일부 시설과 매장에서 할인받을 수 있고, 요미우리 승리 일에만 제공되는 혜택도 있다.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도쿄돔 내 한 음식점 매장의 모습.

가족과 함께라면 경기 시작 3∼4시간 전에 도착해 놀이시설과 식당, 굿즈숍을 둘러본 뒤 야구를 볼 수 있다. 경기 전에는 놀이시설과 굿즈숍, 경기 중에는 야구장 먹거리, 경기 뒤에는 식당과 호텔로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야구는 3시간 남짓이지만 도쿄돔시티에서 보내는 시간은 7∼8시간으로 늘어난다. 구단은 경기 입장권 한 장을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가족의 하루를 붙잡는다.

한국도 돔구장 확대를 앞두고 있다. 현재는 고척스카이돔이 유일하지만, SSG가 새 홈구장으로 사용할 스타필드 청라 멀티스타디움과 LG와 두산이 공동으로 쓰는 잠실 돔구장이 들어서면 프로야구 돔구장은 3곳으로 늘어난다.

스타필드 청라는 2만3000석 규모의 멀티스타디움과 쇼핑몰, 호텔, 인피니티풀을 연결한다. 2027년 말 준공과 2028년 초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잠실에 3만 석 규모의 돔구장과 호텔, 전시·컨벤션 시설, 상업·업무시설을 함께 조성해 2032년 완공할 계획이다.

도쿄돔의 모든 것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일반 관중석의 앞뒤 간격은 좁았고, 한국 야구장에서 인기인 테이블석도 쉽게 찾기 어려웠다. 다만 전철역과 경기장, 상업·편의시설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하고, 수만 명이 남긴 쓰레기를 경기 중 곧바로 처리하는 운영은 청라와 잠실의 새 돔이 참고할 만했다. 돔구장의 경쟁력은 지붕의 크기보다 그 안팎을 얼마나 편리하고 쾌적하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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