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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강산 칼럼] 대통령의 아름다운 매매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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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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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29억원에 매각했다. 그리고 소유권 이전 당일,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고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77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매매대금의 약 60%에 해당하는 금액이 다시 담보로 묶인 이례적인 거래다.

 

매매가격 자체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 같은 평형의 최근 실거래가격을 볼 때 29억원은 시세 범위 안이라고 판단된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대금 지급 방식이다.

 

일반적인 주택 거래에서는 매수인이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잔금을 마련하고 매도인은 잔금을 받은 뒤 소유권을 넘긴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통령 부부가 잔금을 전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권부터 이전하고 받지 못한 매매대금을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른바 ‘매도인 금융’이다.

 

채권최고액 17억7700만원이 실제 미지급 잔금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원금과 이자, 지연손해금 등을 포함해 실제 채권보다 높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지급이 유예된 잔금은 약 14~1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결국 이번 거래는 “등기는 먼저 넘기고 돈은 나중에 받는 구조”​로 요약된다.

 

왜 이런 방식이 필요했을까. 첫 번째 이유는 대출 규제다. 현재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구입할 때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2억원이다. 29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은행 대출만으로 잔금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결국 금융기관이 제공하지 못하는 신용을 매도인이 직접 제공한 셈이다.

 

두 번째 이유는 재건축 일정이다. 해당 아파트는 재건축 절차가 진행 중이었으며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소유권이 이전될 경우 매수인의 조합원 지위나 분양권 승계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재건축 권리를 확실히 확보하기 위해 잔금 지급보다 소유권이전등기를 서두를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돈은 부족했지만 시간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소유권은 먼저 넘기고 미지급 잔금은 근저당권으로 담보하는 거래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방식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개인 간 부동산 거래에서도 매도인이 잔금 지급을 유예하고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실제 채권이 존재하고 상환기한과 담보가 명확하다면 단순히 근저당권 금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한 거래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는 단순히 합법이냐 불법이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정부는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2억원으로 제한하며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레버리지를 강하게 억제해 왔다. 일반 국민은 소득과 담보가 충분하더라도 금융기관으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빌릴 수 없다.

 

반면 이번 거래에서는 매도인이 10억원이 넘는 사적 신용을 제공해 금융기관의 역할을 대신했다. 은행 대출은 막혔지만 개인 간 신용은 열려 있었던 것이다. 대출 규제가 부동산 수요를 억제한 것이 아니라 공개된 금융기관의 대출을 개인 간 비공개 신용으로 이동시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세금 문제도 남는다. 잔금 지급을 장기간 무이자로 유예했다면 매수인이 이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현행 세법은 무상 또는 저리로 금전을 대여받아 일정한 이익을 얻은 경우 이를 증여로 과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단기간 잔금을 유예한 것이라면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공개된 사실만으로 탈세라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대통령의 거래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려서도 안 된다. 국세청은 고액의 사인 간 채무가 실제 차입인지 증여를 차용으로 위장한 것인지 지속적으로 조사해 왔다. 일반 국민의 거래에서 확인하는 실제 채무액, 이자 약정, 상환능력, 자금출처 등을 대통령의 거래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번 거래의 본질은 29억원이라는 매매가격에 있지 않다. 대출 규제와 재건축 일정 속에서 금융기관이 제공하지 못하는 자금을 매도인의 사적 신용이 대신했다는 데 있다. 정부가 국민에게는 레버리지를 줄이라고 요구하면서, 대통령의 거래에서는 사적 금융이 공적 금융을 대체했다. 합법성만으로는 국민의 의문을 해소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 거래는 정부가 막아놓은 대출의 빈틈을 대통령의 거래가 하나의 교과서처럼 보여준 셈이다. 앞으로 고가주택 매물에 ‘주택담보대출은 어렵지만 매도인 대출은 가능’이라는 문구가 붙는 일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이 방식이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거래라면 같은 거래를 하는 일반 국민도 편법으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반대로 금융규제를 사실상 우회하는 거래라면 대통령의 거래에도 동일한 검증과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규제는 힘없는 사람에게만 엄격하고 특별한 신용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유연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거래는 분명 영리했다. 매수인은 부족한 잔금을 해결했고 매도인은 근저당권으로 채권을 확보했으며 재건축 권리 문제까지 정리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매매 기술이다.

 

다만 그 기술이 필요하도록 만든 대출 규제와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격차까지 아름답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607275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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