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을 청산했다. 7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지 3년여 만이다. AI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며 웃돈까지 얹어 사들였지만 이렇다 할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적자가 쌓였고 결국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달 중순 수퍼톤의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 최근 법인 청산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수퍼톤이 영위하던 일부 서비스는 외부에 양도하고 나머지는 종료할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설립된 수퍼톤은 하이브 AI 사업의 핵심 축 중 하나로 지목됐던 곳이다. 하이브는 2021년 수퍼톤이 시리즈A 투자를 진행할 때 40억원을 투입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2023년 1월까지 총 714억원을 투입해 수퍼톤 지분 56.1%를 확보했다.
당시 하이브는 수퍼톤의 목소리를 분리·변환·합성하는 AI 오디오 기술을 앞세워 솔루션 부문 사업을 확장하고자 했다. 수퍼톤은 2024년 버추얼 걸그룹 '신디에잇'을 선보였고 넷플릭스 '마스크걸'과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등 영상 콘텐츠에도 음성 변조 기술을 공급했다.
하이브도 자사 레이블 앨범에 수퍼톤 기술을 적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너지를 모색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2023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일부를 수퍼톤의 음성합성(TTS) 기술로 진행하며 기술력을 직접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심찬 AI 청사진은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수퍼톤의 매출액은 20억원대에서 정체됐으며 하이브 자회사 편입 이후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3년 89억원, 2024년 122억원, 2025년 1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누적 적자 규모가 365억원에 달한다.
이 적자는 고스란히 하이브 연결 실적에 반영됐다. 게다가 자생이 불가능한 자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하이브는 지난해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수퍼톤의 운영자금을 대왔다.
지난해부터 하이브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경영 효율화의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2025년 12월부터 청산이 추진된 것으로 관측된다. 공동창업자인 이교구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 올해 회사를 떠난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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