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일부 발췌)
다만 흥행질주 속에서도 ‘호프’가 손익분기점(BEP)에 닿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제작비 등을 고려한 BEP 목표치가 다른 영화와 비교해 높은 데다, 경쟁 환경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호프’의 당초 업계 추정 BEP는 1000만명 이상이었으나, 칸 영화제 마켓에서 전 세계 200여개국에 선판매하며 순제작비 절반가량을 회수하며 약 700만명으로 조정됐다.
문제는 하향 조정된 BEP도 최근 시장 여건과 ‘호프’의 장르 특성을 고려하면 넘기 쉬운 수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3년간 극장에서 7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국내 영화가 단 4편에 불과하다. 이 중 ‘파묘’(2024·1191만)를 제외하면 ‘범죄도시4’(2024·1100만), ‘베테랑2’(2024·724만), ‘왕사남’ 모두 대중성이 강한 전형적인 상업영화다.
‘호프’는 한국 영화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공상과학(SF)물인데다, 다소 불친절한 스토리텔링이 기존 국내 관객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이다. 개봉 첫 주 흥행에 힘을 보탰던 영화 할인권 특수가 끝난 상황에서 관객 유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평단의 호평이나 애호가의 관람이 대중적 소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왕사남’처럼 대중적인 작품은 입소문을 타고 흥행 역주행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품성에 방점을 두거나 호불호 큰 작품들은 400만~500만 구간에서 관객 드롭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성수기인 8월을 노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등판도 ‘호프’의 입지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막강한 IP(지식재산권) 파워를 가진 마블의 ‘스파이더맨 4’와 글로벌 개봉 첫 주말에만 2억6400만 달러(약 3900억원)의 역대급 티켓 매출을 올린 ‘오디세이’가 각각 오는 29일과 다음 달 5일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두 외화 모두 특수관 최적화 포맷이라 아이맥스(IMAX), 4DX, 스크린X, 돌비 시네마 등 객단가 높은 특수상영관 분산이 불가피하다.
영진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스파이더맨4’의 예매율이 50.2%로 ‘호프’(25%)를 앞질렀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메가박스중앙 입장에선 위탁상영관 정산 등 유동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받기 위해 자사 영화사업부문인 플러스엠이 배급한 ‘호프’의 매출 확대가 절실하지만 ‘호프’에만 상영관을 집중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메가박스 코엑스의 경우 다음 달 1일 ‘스파이더맨 4’에 돌비 시네마를 포함한 10회차 편성했지만, ‘호프’는 3회차에 그쳤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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