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폭발 화재가 발생해 8명이 다친 가운데 사고 현장은 “살려달라”는 비명과 구조 요청이 뒤섞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날 오전 사고가 난 관리사무소 앞에서 만난 주민은 “‘펑’ 하는 소리가 한 번이 아니었다. 네다섯번은 연달아서 들렸고, 곧이어 몸에 불이 붙은 사람들이 뛰어나왔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앞에는 화상을 입은 부상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빠져나왔고, 주민들은 물과 담요를 들고 달려와 응급조치를 도우며 혼란스러운 현장을 수습했다.
평온했던 아파트 단지는 순식간에 공포와 긴장감에 휩싸였다.
사고 직후 관리사무소 밖으로 나온 부상자들의 모습은 처참했다.
전신에 화상을 입은 일부 부상자는 불에 탄 옷이 몸에 들러붙거나 열에 녹아 피부와 엉겨 붙은 상태였다.
관리사무소 앞에 불에 그을린 채 나뒹굴고 있는 신발 한 켤레는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게 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 A씨는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물질을 던지고 튀어나오더라”며 “그리고는 몸에 불이 붙어서 나자빠졌다. 이후 몸에 불이 붙어 있는 사람들이 막 튀어나오는데 동시에 ‘빵’하는 소리와 화염이 내뿜어졌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 씨는 “오전 8시 25분쯤 차를 세워두고 잠시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관리사무소 쪽에서 불길이 확 치솟았다”며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한 번이 아니라 계속 들렸고, 119에 신고하는 도중에도 ‘펑’ 하는 폭발 소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몸에 불이 붙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관리사무소 밖으로 뛰어나왔다”며 “대여섯 명은 됐던 것 같은데 옷이 타고 있었고, 너무 급하게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오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도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비명에 놀라 잠에서 깼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자고 있는데 ‘펑’ 하는 큰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며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이 뛰어나오고 있어 무슨 큰일이 난 걸 알았다”고 말했다.
놀라 당황스러운 순간에도 여러 주민은 화재 진압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주민은 “집에 있다가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바닥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이 보였다”라며 “어떤 부상자 1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주민이 불을 끄려고 소화기를 들고 와서 관리사무소에서 불을 껐다”라며 “우리 아저씨(남편)와 나도 일단 불을 끄고 사람을 살려야겠다 싶어서 소화기와 물바가지를 들고 갔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관리사무소 안에서는 당시 관리규약과 관련한 회의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부상자는 손에 A4 크기의 회의 자료로 보이는 인쇄물을 쥔 채 밖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놀란 주민들은 부상자들을 돕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신고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약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화재를 진압하고 부상자들을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관리사무소 주변을 통제한 채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부상자들은 42∼73세 남성 2명과 여성 6명 등 모두 8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관리사무소 직원 2명과 주민 1명, 관리사무소와 붙어 있는 경로당에 있던 어르신 5명으로 조사됐다.
평소 이 아파트 경로당에는 오전 10시께부터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편이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경찰은 관리사무소에서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인화성 물질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리사무소에서 다툼이 있었다는 신고 내용이 접수돼 정확한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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