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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회생 엿새 전, 홈플러스 장부에서 빚 1조원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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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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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862624?sid=101

 

[MBK 10년, 남겨진 청구서③]
신용등급 하락 통보 다음 날 계약 변경
RCPS 1조1566억’이 부채에서 자본으로
토지 재평가 더해 완전 자본잠식 피해
외부감사 못 넘은 장부, 9월 표결 쟁점

뉴시스

뉴시스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을 신청하기 엿새 전에 1조원이 넘는 부채를 자본으로 바꿔 ‘완전 자본잠식 위기’를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에서는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부 변경을 통해 재무 위기를 회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홈플러스 회생이 재개되면서 채권단은 오는 9월 4일까지 회생계획안 가결 투표를 해야 한다. 채권단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다시 파산 국면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이 MBK의 장부 변경을 어떻게 보느냐가 홈플러스 생사의 기로를 가를 쟁점이 될 전망이다.

2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홈플러스는 회생 신청 6일 전인 지난해 2월 26일 한국리테일투자와 1조1566억원어치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조건을 바꾸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리테일투자는 MBK가 홈플러스를 지배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사실상 MBK와 한 몸이다. RCPS는 상환권과 보통주 전환권이 붙어 있는 우선주다. 이 중 상환권이 RCPS 발행사(홈플러스)가 아니라 보유사(한국리테일투자)에 있으면 홈플러스 회계상 부채로 잡힌다.

한국리테일투자는 지난해 2월 상환권을 홈플러스에 넘겼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RCPS 전액을 우선주 자본금 등으로 재분류했다. 한국리테일투자가 원할 때 홈플러스가 갚아야 했던 돈을 홈플러스가 원할 때만 상환하면 되는 것으로 바꾼 셈이다. 그 후 홈플러스는 “변제 시기를 우리가 정할 수 있으니 부채가 아닌 자본”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RCPS는 계약 변경 전까지 수년간 홈플러스 금융부채로 처리돼왔다. 홈플러스는 2023년과 2024년에도 약 358억원씩을 상환하고 관련 이자비용을 손익에 반영했다. 갚아야 할 빚으로 관리되던 RCPS가 회생 신청 직전 계약 한 번으로 자본이 된 것이다. 홈플러스의 영업력과 이자 지급 능력은 그대로인데 재무제표에서만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부채가 사라졌다.

그 결과 홈플러스 부채비율은 500%로 수직 하락했다. RCPS가 부채로 계속 남아 있었다면 부채비율은 2609%가 될 예정이었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토지 측정 방식을 바꿔 재평가잉여금 7740억원을 자본에 추가로 얹었다. 홈플러스가 RCPS 재분류와 토지 재평가를 통해 자본에 더한 돈은 1조9306억원이다. 이를 지난해 2월 말 기준 자본총계 1조4857억원에서 빼면 마이너스(-) 4449억원이 된다. 홈플러스가 RCPS 재분류와 토지 재평가를 하지 않았다면 자본총계가 0원 아래로 내려가 완전 자본잠식이 될 상황이었다.

금융권은 장부 변경 시점에 주목한다. 자본 재분류일은 신용평가업계가 홈플러스에 신용등급 하락 계획을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2월 25일 바로 다음 날이기도 하다. 검찰은 MBK가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통보받기 전부터 등급 하락 사실을 알고 회생 신청을 준비했는지 수사 중이다. 만약 회생 신청 준비가 계약 변경보다 앞섰다면, 장부 변경은 완전 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 시각이다.

홈플러스 장부 변경은 외부 감사 문턱도 넘지 못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장부 변경 내용이 담긴 홈플러스 2026년 감사 보고서를 ‘의견 거절’로 평가하면서 RCPS 재분류와 토지 재평가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생 신청 직전 홈플러스의 재무 위기를 가린 핵심 수치가 외부 감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채권단이 판단할 몫으로 남은 상황이다.

채권단은 장부 변경으로 늘어난 자본은 실제로 홈플러스 회생에 쓰일 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채권단이 회생계획안 표결에서 따져야 할 것은 ①홈플러스가 앞으로 영업을 통해 벌어들일 현금 ②처분 가능 자산 ③청산 가치 ④MBK가 추가로 내놓을 자금이 각각 얼마나 되는지다. RCPS 재분류와 토지 재평가로 자본에 더해진 1조9306억원은 실제로 홈플러스 금고에 들어온 돈도, 채권단 변제 재원도 아니라는 평가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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