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3년 이어온 금 매입 동결기조 바뀐다
"현물 금 매입 비롯 다양한 방안 검토"
경제연구원, 외환보유액 다변화 필요성 권고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이 금값도 못 맞히나.” “금값이 이렇게 오르는데 여태 금 안 사고 뭐했나.”
13년 동안 현물 금 매입을 중단하며 여러 비판을 들어온 한은이 외환보유액 내 금 보유량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러 자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보유를 늘리는 흐름에 한은도 뒤늦게 합류하는 셈이다.
최근 금값이 고점 대비 30%가량 크게 하락하면서 한은이 실제 금을 사들이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물 매입 등 다양한 방안 검토”…이자로 금 받는 방안도
22일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외환보유액 내 금 보유량을 늘리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금 매입에 대해 보수적이었으나, 외부 의견과 최근 변화된 환경 등을 고려해 금을 조금 더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확대 방안으로는 직접적인 현물 금 매입뿐만 아니라, 영국 영란은행(BoE)에 보관 중인 금을 빌려주는 대가로 받는 수익을 현금 대신 금으로 받는 방식 등이 폭넓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불리언 뱅크(bullion bank)’ 등에 금을 대여해주는 대가를 달러로 받고 있는데, 이는 금 보관 비용을 지불하고도 남는 규모다. 한은은 과거에도 금 대여 이자를 현금 대신 금으로 받은 적이 있다.
한은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금 매입은 매년 외환보유액 운용 방안을 세울 때 늘 검토하던 사안”이라며 “현물 매입을 포함해 금 상장지수펀드(ETF)나 선물 포지션 등 다양한 대안을 함께 보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로 한은은 최근 해외 상장 금 현물 ETF 투자를 위한 계좌 개설 등의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다.
내부 ‘빌드업’ 완료…저가 매수 타이밍 보나
한은 내부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지난달과 이달 잇따라 최신 해외 학술 정보를 소개하면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약화’와 ‘금의 대안적 완충 효과’를 강조했다. 특히 지정학적 분절화가 심화되는 환경에서 금융 제재로부터 안전한 대안적 준비자산(Non-seizable asset)으로서 금의 역할을 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금 비중 확대의 타당성을 쌓는 내부 ‘빌드업’ 작업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경제연구원측은 지난달 26일에는 관련 논문을 소개하면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약화와 가치 하락 리스크에 대비하여 외환보유고 운용 전략을 점검하고, 금을 포함한 통화 구성 다변화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난 10일 발간한 자료에서는 “대외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려면 외환보유액의 총량 확보뿐 아니라, 달러와 금을 포함한 준비자산의 구성과 스왑·레포 라인 등 국제 유동성 안전망 접근성을 함께 고려한 종합적인 준비자산 관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값 조정 국면을 매입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초 트로이온스(31.1g)당 5600달러를 돌파했던 금 선물 가격은 최근 급락하며 4000달러 부근에서 지지선을 탐색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자산 가격기 떨어질 때 사는 것이 맞는지, 올라갈 때 사는 것이 맞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 “가격적인 면에서 작년보다는 내려온 상태라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상향 추세 속 단기 조정일지 추세적인 하락기인지에 따라 매수 타이밍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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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6335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