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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K-팝 나오면 나도 모르게 볼륨 줄여요”…나만 그런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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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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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무선 이어폰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겨듣는 한영지(35)씨는 최근 유행하는 노래가 나올 때 자기도 모르게 볼륨을 줄인다. 한씨는 “과거 음악을 듣다가 케이(K)팝이 나오면 같은 볼륨에서도 소리가 확 커진다. 오래 들으면 귀가 피로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씨처럼 최근 발매되는 케이팝 신곡을 듣다 보면 유난히 소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단지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다. 요즘 음악은 실제 체감 음량이 크다. 드럼은 바로 앞에서 두드리는 것 같고, 베이스는 사운드의 빈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 듯 빈틈없이 채운다. 음악 전체를 빽빽하게 채워 처음부터 귀를 붙잡는 방식이다.

대중음악 제작 현장에서는 이런 소리를 흔히 ‘고게인’(High-Gain) 사운드라고 부른다. 게인은 녹음이나 마스터링 과정에서 소리 신호의 세기를 키우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재생 볼륨을 올리는 것과는 다르다. 상대적으로 작은 소리는 끌어올리고 지나치게 큰 소리는 눌러, 곡 전체가 크고 선명하게 들리도록 만든다.

여기에는 ‘컴프레서’와 ‘리미터’라는 음향 기술이 쓰인다. 컴프레서는 큰 소리와 작은 소리의 차이를 줄여 전체 음량을 고르게 만들고, 리미터는 소리가 정해진 한계를 넘지 않도록 막는다.

이러한 고게인 사운드 흐름은 팝 음악계가 오래 겪어온 ‘라우드니스 전쟁’과 맞닿아 있다. 라우드니스는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소리의 크기, 즉 체감 음량을 뜻한다. 라우드니스 전쟁은 자기 회사의 노래가 다른 곡보다 크게 들리도록 음반사와 제작자들이 경쟁적으로 체감 음량을 높여온 현상을 말한다.

사운드 전문 기업 오디오가이 최정훈 대표는 “같은 음악도 볼륨을 높이면 저음과 고음이 상대적으로 잘 들리면서 더 풍성하고 화려하게 느껴진다”며 “라디오에서 어떤 곡은 작고 어떤 곡은 크게 들리는 문제가 발생하자, 음반 제작자들이 자기 음악이 더 크게 송출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큰 볼륨은 소리가 ‘빵빵하다’는 인상을 준다. 보컬과 악기의 화려함도 더 쉽게 전달된다”며 “이 때문에 팝 시장에서 소리를 찌그러뜨리지 않으면서 최대한 크게 만드는 것이 스튜디오의 능력처럼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중음악의 체감 음량은 높아져왔다. 2021년 최성락 강서대 실용음악학과 조교수가 ‘문화와융합’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1965~2020년 빌보드 연말 결산 싱글 차트 1위 곡을 분석한 결과 최근 대중음악의 체감 음량은 1980~90년대보다 평균 30%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려한 사운드로 무장한 케이팝도 마찬가지다. 상명대 조형래·박재록 연구팀이 2023년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논문지에 발표한 ‘케이팝 댄스음악의 라우드니스 변화 연구’를 보면, 1992~2021년 멜론 연도별 차트 상위권 댄스음악 300곡을 분석한 결과 케이팝 댄스음악의 체감 음량이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음원 소비 경로가 다양해진 환경도 사운드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뮤직비디오, 음악방송, 안무 영상, 쇼트폼 등을 통해 스마트폰 스피커나 무선 이어폰에서 곡이 시작되자마자 강한 인상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인트로를 줄이고 후렴구를 앞세우며 드럼과 베이스를 곡의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도 이런 환경과 맞물려 있다.

문제는 이처럼 소리가 큰 음악이 청취자의 피로감을 유발하고, 음악이 표현하려는 고유의 예술성을 깎아 먹는다는 점이다. 음향 공학자 얼 비커스는 2010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음향공학회(AES)에서 발표한 논문 ‘더 라우드니스 워’를 통해 소리를 지나치게 키우면 음질 저하와 청취 피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커스는 소리를 키운다고 해서 음악이 꼭 많이 소비되는 것은 아니라며 지나친 라우드니스 경쟁을 비판하기도 했다. 라우드니스 경쟁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뇌피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https://v.daum.net/v/20260722153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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