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서울 배재고에서 민주시민 교육이 진행됐지만, 일부 학생들이 여전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육에 참여한 학생 대부분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배재고 학생 A씨는 21일 학생신문 토끼풀과 인터뷰에서 “30명 넘는 반 학생들 중 나 포함 2명 빼고 전부 다 잤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9일과 13일, 15일 세 차례에 걸쳐 배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급별 2시간씩 민주시민 교육을 진행했다. 14일에는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특강도 열렸다.
A씨는 “이재오 이사장이 강의 전 ‘자도 상관 없는데 들을 학생들은 확실히 들으라’고 했다. 그걸 들은 학생 대부분 자기 시작했다”며 “교육 자체가 효과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교육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소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지만 혐오 표현의 정의와 범위, 위험성에 대한 내용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A씨는 “어떤 혐오 표현이 존재하는지도 안 배웠고, 왜 나쁜 건지도 안 배웠다. 어떤 혐오 표현이 있는지, 숨겨진 의미는 뭔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는 알려줬으면 좋겠다. 교육이 역사에 치중해 있었지만, 중요한 건 그것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태도”라고 했다.
상당수 학생이 역사적 아픔이나 정치적 맥락을 알면서도 혐오 표현을 가벼운 놀이처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는 “70%는 일베 장난을 치는 것 같다. 다 같이 따라가는 문화가 심하다. 장난에 참여하지 않으면 왕따당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는 “그걸(야구부 혐오표현 사건) 갖고 ‘우리 학교 큰 일 났다’고 심각하게 위기의식 갖는 학생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학생들이 사석에서는 ‘(스타벅스) 가야지 가야지’ 등 표현을 농담으로 사용하는 상황”이라며 “학교 전체 분위기가 ‘잘못은 했는데 이게 그렇게까지 할 정도냐’인데다가,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라고 되묻는 일부 극단적인 학생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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