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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부모와 연 끊으세요”…상담실까지 번진 ‘가족 절연’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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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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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사가 엄마와 연락을 끊으라고 했다”

미국의 프리랜서 마케터 쇼샤나 루블리(42)는 상담을 시작한 지 두 번째 만남에서 예상치 못한 조언을 들었다.

상담사는 어머니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으라고 권했다. 루블리는 해당 상담사가 지인의 추천을 받았고 전문 경력도 뛰어났기 때문에 그 조언을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의 권위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해 그대로 따랐다”고 회상했다.

루블리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당시에도 어머니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야 할 정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담사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그의 생각을 치유를 방해하는 ‘맹점’으로 해석했고, 결국 그는 어머니와 연락을 끊었다.

● “가족과 거리두기가 정신 건강에 도움 된다”

부모와의 절연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독성이 강하거나 지속적으로 상처를 주는 가족 관계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정신 건강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가족상담사 휘트니 굿맨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왜 부모에게만 특별한 면죄부를 주느냐”며 “성인이 된 자녀의 이야기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SNS에서 가족 절연과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부모(emotionally immature parents)’ 문제를 자주 다루고 있으며, 인스타그램과 틱톡 팔로워 수는 66만 명이 넘는다.

실제로 최근 SNS에서는 ‘나르시시스트 부모’나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부모’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며 가족 관계를 해석하는 하나의 언어처럼 자리 잡고 있다. 부모와의 연락을 끊는 ‘노 콘택트’나 최소한의 반응만 보이는 ‘회색돌 전략(Grey Rock Method)’을 권하는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스레드와 인스타그램에서도 부모와의 갈등 경험을 공유하는 글 아래 “연락을 끊었다”, “차단했다”, “거리 두기가 답이었다”는 반응이 다수 달리며 공감을 얻고 있다.

● “모든 것이 트라우마가 되고 있다”

반면 일부 연구자와 상담 전문가들은 절연이 지나치게 쉽게 권장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미네소타대 가족사회학 명예교수이자 상담사인 윌리엄 도허티는 “우리는 모든 것을 트라우마로 해석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떠나고 끊는 데서 찾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절연은 비극적인 예외여야지 상담 과정의 일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코넬대 가족사회학자 칼 필레머 교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25%는 가까운 친척과 절연 상태에 있으며, 약 10%는 부모 또는 자녀와 관계가 끊어진 상태다.

필레머 교수는 정치적·사회적 갈등이 심화될수록 이러한 단절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상담사는 한 사람 이야기만 듣는다”

비판론자들은 상담사가 가족 관계를 판단할 때 한쪽 이야기만 듣는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가족 절연 문제를 연구해온 결혼·가족치료사 피터 앤더슨은 절연 상태의 부모 약 7000명을 조사한 결과, 3분의 1이 자녀의 상담사가 절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상담사들이 내담자의 말을 그대로 사실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받는다”며 “한 사람의 설명만 듣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대 가족연구소의 제이 레보우 연구원 역시 “정작 해결해야 할 정신 건강 문제는 그대로 둔 채 가장 중요한 지지 체계를 끊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절연 뒤 찾아오는 ‘퇴장 비용’

전문가들은 절연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필레머 교수 연구팀은 가족 관계를 끊은 사람들은 초기에는 해방감과 안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만성적인 불행감과 우울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엑시터 코스트(Exiter Cost·퇴장 비용)’라고 불렀다.

형제자매와의 관계 단절, 손주와 조부모의 관계 상실, 부모의 노년기 돌봄 문제 등 예상하지 못했던 후유증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절연이 장기화되는 동안 부모나 가족이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 10년 만에 다시 걸려온 전화

루블리 역시 절연 이후의 시간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사의 조언에 따라 어머니와 연락을 끊은 뒤 10년 동안 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 사이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고 조부모 두 명을 떠나보냈다. 가족들 사이의 갈등도 깊어졌다.

이후 자신이 부모가 된 뒤 그는 모든 부모가 완벽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결국 어머니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앤 텐들러(69)는 “딸에게 연락이 왔을 때 정말 기뻤다”며 “언젠가는 딸이 자신의 선택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루블리는 지금도 당시 선택을 후회하지만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그는 “결국 상담사가 어떤 조언을 하든 그것을 받아들이고 행동한 사람은 나였다”고 말했다.

 

https://v.daum.net/v/2026072213535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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