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538913
취업준비생 김모씨(29)는 요즘 친한 친구들 모임에 잘 나가지 않고 있다. 김씨는 “취업에 성공한 친구도 있다 보니 한번 모이면 밥 먹고 커피만 마셔도 3만원 넘게 나간다”며 “세 번 중 한 번만 얼굴을 비치는 식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진모씨(35)는 지난해부터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내 생일 알림’ 기능을 꺼놨다. 진씨는 “친한 사이도 아닌데 모바일 커피 쿠폰이라도 선물로 받으면, 나도 상대방의 기념일을 챙겨줘야 할 것 같아 신경이 쓰이더라”며 “결국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나는 셈이니 안 주고 안 받는 게 가장 편한 것 같다”고 했다.

고물가에 실질임금이 줄고 취업난은 길어지면서 관계 유지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이른바 ‘프렌드플레이션(Friend+inflation)’이 확산하면서 소득 수준에 따라 인간관계도 양극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9명(각각 90.1%, 93%)이 친구와의 만남이나 모임 비용을 부담스럽게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Z세대(1995~2010년생) 601명, M세대(1980~1994년생) 5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특히 Z세대의 71.2%는 최근 1년간 친구 만남이나 모임 관련 지출을 줄였다고 했다. 또 64.6%는 친구를 일주일에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있었다.

한 번 모임비로 쓸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은 대체로 5만원이다. 응답자의 3분의 1은 한 번에 5만원 이상 쓸 때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친구를 한 번 만날 때 사용하는 비용은 대체로 3만~5만원 수준이었다. 가장 부담을 주는 건 식비다. 복수응답 기준으로 Z세대의 78.4%가 식사비를 꼽았고, 이어 커피·디저트비(40.1%), 주류비(29.7%), 생일·기념일비(25.8%)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