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근저당 거래 이후 '매도자 금융' 주목
대출 절벽이 만든 '변칙 매매'
정치권선 "사적 금융 동원한 내로남불" 비판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매수자에게 17억7000만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강력한 대출 규제로 막힌 현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집주인 대출’ 방식이 등장해 논란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매도인이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이른바 ‘매도자 금융(Seller Financing)’ 거래다. 이 대통령 거래 이후 실제 강남 아파트 매물에도 등장하면서 고가 주택 시장의 새로운 거래 방식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네이버 부동산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전용 24평형 매물이 20억원에 나와있다. 해당 매물은 “집주인 대출(근저당) 최대 6억원 가능”이라는 조건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매도자는 “15억원 이상 주택이라 은행에서 4억원 정도는 시중 금리로 대출을 받고, 추가로 연소득에 따라 최대 10억원까지 집주인 근저당 방식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전문직이나 대기업 맞벌이 부부 등 고소득으로 상환 능력을 증빙할 수 있지만 정부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도자가 여유 현금을 예금으로 운용하는 ‘에셋파킹’을 하고 있는 경우, 근저당 설정 방식을 택하면 재테크 차원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도자도 현재 은행 대출이 꽉 막힌 상황에서 자산은 적지만 소득이 높은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면서 집주인이 매수자에게 직접 잔금 일부를 빌려주고 해당 금액만큼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거래 방식이 다시 등장하는 모습이다. 매수자는 부족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매도자는 희망 매매가격을 유지한 채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이 같은 거래는 부동산 실무에서는 자금 조달 일정이 꼬이거나 잔금 마련이 어려운 경우 종종 활용되는 계약 구조다. 법적으로 금지된 방식은 아니지만, 최근 대통령의 거래 사례가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시세보다 가격을 일정 부분만 낮춰 매도했더라도 당일 현금으로 잔금을 치를 매수자를 충분히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일반인은 은행권 대출이 사실상 막혀버렸는데 누구는 편법 사금융으로 집을 샀다”며 “그 집을 조금만 싸게 내놓아도 충분한 자금을 가진 매수자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집주인이 사적 금융을 제공하는 복잡한 거래를 했느냐”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매도인이 근저당을 설정해 잔금 일부를 빌려주는 거래는 실제 현장에서도 활용되는 방식”이라며 “다만 그동안 부동산 시세차익과 불로소득을 강하게 비판해 왔던 대통령이 고가 매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적 금융까지 동원했다는 점은 내로남불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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