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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시래 칼럼] 정책 실패가 부른 한국 주식시장 변동성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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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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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지지율 꿀맛에 국민연금 리밸런싱 발목 묶고
외환시장 안정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정부 실패 자인하고, 인적쇄신과 정책전환 모색해야

투자의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한 주식시장

최근 한국 주식시장은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와 같다. 하루는 천국을 보여줄 듯 급등하다가도, 다음 날은 지옥의 심연으로 추락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변동성은 우리네 평범한 개인투자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고 있다.

은퇴 자금, 내 집 마련 꿈, 자녀 학자금 등 절박한 희망을 담았던 개인들의 알토란 같은 돈은 시장의 거대한 파도 앞에 속절없이 부서져 사라지고 있다.

이 참담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과연 누가 이 시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는가? 단순히 투자자들의 탐욕과 공포 때문인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 그 거대한 불신의 이면에는 명백한 '정부의 정책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외치며 내놓은 정책들이 오히려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재발시키며, 한국 증시를 외국인 큰손들의 '놀이터'로 전락시켰다.

상법 개정의 무색함과 국민연금의 '발목 묶기'

이재명 정부 자본시장 정책의 첫걸음은 매우 좋았다.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도입 등 상법 개정을 통해 자본시장 정상화와 선진화의 물꼬를 튼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는 그 공을 다 무너뜨렸다. 

가장 치명적인 실패 중 하나는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자산 배분 조정) 차단'이다. 정부와 여당은 주가지수 상승이 가져다주는 정치적 꿀맛과 지지율 상승이라는 눈앞의 이익에 취해버렸다.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일 때, 국민연금은 운용 원칙에 따라 상승한 주식을 매도하고 비중을 조절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한도를 늘리고 운용의 재량권을 높이는 꼼수로 리밸런싱을 지연시켰다. 민주당 정치인 출신의 국민연금 이사장은 이런 의도에 충실히 따랐다.

결과는 참혹했다. 브레이크 없이 과도하게 상승한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이익 실현 기회를 제공했다. 반면, 뒤늦게 '포모(FOMO, 나만 소외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에 쫓겨 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던지는 고가 매물을 무방비 상태로 떠안으며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더 큰 문제는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리밸런싱을 통해 미리 '실탄'을 확보해 놓지 못한 국민연금이 시장 안전판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의 구조적 안정을 깨뜨린 명백한 정책 실패다.

무모한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정부의 얄팍한 한 수(手)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ETF 자금을 국내에 묶어두겠다는 의도로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라는 무모한 상품을 도입했다.

이 상품은 가뜩이나 널뛰기를 하던 국내 주가의 변동폭을 배가시켰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와도 투자 원금은 까먹게 만드는 구조적 한계까지 노출시키며 개인투자자들의 계좌를 녹아내렸다.

실제로 국내 ETF 시장의 '아버지'라 불리는 운용사 대표조차 이 상품의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되돌리기 힘들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며, 투자 허들을 약간 높이는 땜질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의 가장 뼈아픈 실책은 증시의 안전판이 되어야 할 기관투자자 육성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방기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선진 시장은 단단한 간접투자 상품(펀드 등)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어떠한가?

방파제가 너무 부실하니 작은 파도에도 개인투자자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나가기 일쑤다. 다른 비유를 들자면 소총 한 자루 쥔 개인투자자들을, 핵폭탄급 화력을 가진 외국인 투자자들 앞에 '알몸'으로 노출된 꼴이다. 건전한 간접투자 문화를 조성하고 기관의 체급을 키우려는 노력은 이재명 정부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잘못의 인정과 책임, 그리고 새로운 출발

이제라도 정부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지금 한국 주식시장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수식어나 눈앞의 주가 부양이 아니다. '시장 질서의 회복'과 '지속가능한 투자 환경의 조성'이다.

정부는 먼저 자신의 정책 실패를 겸허히 인정하라. 주가 부양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 했던 오만을 버리고, 자산 운용 원칙을 훼손한 국민연금의 거버넌스를 바로 세워야 한다. 또한, 무모한 위험 상품 도입에 대한 책임을 묻고 관련 인물들을 문책해야 한다.

동시에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법적 기틀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제도고 자본시장과 기업경영의 관행으로 뿌리내리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기적이고 건전한 투자를 선도할 기관투자자를 육성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간접투자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주식 투자 핵심은 '수익의 지속가능성'이다. 정부의 정책은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고,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닦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의 희망을 짓밟고 외국인들의 놀이터로 전락한 한국 증시를 다시 세우는 일, 그것은 정부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감 있는 행동에서 가능할 것이다.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16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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