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익숙한 관성과의 충돌은 낯섦을 낳지만, 때로는 그 낯섦이 새로운 몰입의 문을 연다.
지난 1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신인류 그룹 '코르티스(CORTIS)'의 첫 단독 투어 '풋 유어 폰 다운(PUT YOUR PHONE DOWN)'을 둘러싼 분분한 반응은 K-팝 공연이 마땅히 갖춰야 할 '쇼'의 문법에 이들이 과감히 균열을 냈기 때문이다.
이 낯선 공연은 화려한 시각적 스펙터클 대신 밀도를 선택했다. 통상적인 아이돌 콘서트에서 필수적인 막간 영상(VCR)이나 다채로운 의상 교체가 생략된 자리는, 오직 뛰고 호흡하는 멤버들의 날것 같은 에너지로 채워졌다. 이는 서사를 주입하는 화려한 쇼가 아니라, 지금 여기 존재하는 자신들의 음악적 '정체성'에 집중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휴대폰을 내려놓으라'는 공연명은 렌즈를 매개로 한 관찰자가 아닌, 땀방울이 튀는 현장의 동참자가 되기를 요구하는 본질적인 초대장이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라는 공간적 배경 역시 역설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관객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먼 거리지만, 이는 현재 서울 시내에 대규모 팝 음악 전문 공연장이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 문제를 고스란히 환기한다. 아티스트가 구현하고자 하는 무대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감수해야 했던 공간적 제약은 한국 대중음악 산업 전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묵직한 과제다.
코르티스의 첫 단독 공연은 K-팝 콘서트가 완벽하게 통제된 종합예술이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살아 숨 쉬는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유의미한 실험이다. 기대를 배반함으로써 오히려 더 끈적한 몰입을 선사한 이 무대는, 코르티스라는 팀이 지닌 야생의 에너지가 어떻게 팬덤과 교감하며 진화하는지를 증명한 뚜렷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코르티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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