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객 0명·수익 0원’. 활용 목적과 운영 주체를 못 정한 전북 새만금 복합레저관광레저용지에 자리한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의 현주소다.
지난 16일 오후 찾은 부안군 하서면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1지구. 끝없이 펼쳐진 매립 농지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는 거대한 석조 모양의 건물.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심장부였던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다.
센터로 향하는 길은 차량이나 사람의 통행 없이 텅 비어 있었다. 내부 주차장은 수십 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을 만큼 넓었지만, 차 한 대가 없었다. 태양광 지붕 아래 빈 주차면만 햇빛을 받고 있었고 농구장 등 부대 체육 시설도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며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사람 발길이 끊긴 보도블록 사이로는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났다.

굳게 닫힌 건물에 있는 유일한 사람은 60대 초반 관리인 단 한 명뿐이었다. 관리 용역 위탁업체 직원인 그에게 이 거대한 시설은 지금 혼자 지켜야 하는 공간이었다.
“어떻게 왔습니까?” 관리인은 기자의 방문 목적부터 물었다.
내부로 들어서자, 적막감은 더욱 짙어졌다. 수백 명이 드나들며 세계 청소년들의 교류 공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복도에는 발걸음 소리만 울렸고, 내부는 집기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는 새만금 잼버리의 핵심 시설이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운영본부와 병원으로 사용한 뒤에는 국제 청소년 교류와 리더십 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글로벌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청사진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 국비와 지방비 등 480억원을 투입해 부지 14만1839㎡에 지상 3층(연면적 8525㎡) 규모로 건립했다. 최대 184명이 동시에 숙박할 수 있는 시설과 대강당, 회의실, 교육시설 등을 갖췄다.

그러나 화려한 계획은 잼버리가 끝나면서 함께 멈춰 섰다. 현재 이용객은 ‘0명’이다. 운영 프로그램도 없다. 수익도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시설은 멈출 수 없다. 경비와 시설관리, 전기·수도 요금, 조경 관리 등을 위해 매년 2억7000만원의 유지 관리비가 투입된다. 사람이 찾지 않는 잔디를 깎고, 비어 있는 건물의 전기설비 등을 점검하는 데 혈세가 쓰이고 있다.
시설이 방치된 가장 큰 이유는 운영 주체를 아직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초 전북도는 한국스카우트연맹 위탁 운영을 검토했지만, 운영비 부담 문제로 무산됐다. 이후 전북교육청 국제교육원 활용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교육청 연구용역에서도 국제교육시설로 활용 가능성과 교육적 타당성은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실제 사업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건축물 용도 변경 문제, 추가 리모델링 비용, 접근성, 운영 예산 등을 놓고 전북도와 교육청의 입장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선거법 위반으로 교육감 교체 과정까지 겹치면서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결국 건물은 준공 이후 2년가량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는 공공시설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시설 건립은 비교적 빠르게 추진됐지만, 정작 완공 이후 누가 운영하고 어떤 프로그램으로 이용객을 끌어들일 것인지에 대한 준비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잼버리 유산으로 제시했던 국제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은 마련되지 않았고, 연간 수요 분석 역시 현실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공공시설은 건설이 아니라 운영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운영 주체와 수익 구조, 지속 가능한 콘텐츠 없이 건물만 먼저 지을 경우 결국 지방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 사례는 특정 시설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국제행사나 지역개발을 명분으로 지은 대형 공공시설 상당수가 운영 적자와 활용 부진을 겪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물을 짓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운영 모델을 마련하지 못해 '세금 먹는 하마'가 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https://v.daum.net/v/20260719161646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