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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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중환자실은 떠날 사람이 있으니 화제가 되지만, 소청과 다른 세부 분과들은 이미 떠날 사람조차 없이 ‘멸망’ 수준인 곳이 많다. 소아암, 소아중환자, 소아신장 등은 지원자가 없게 된 지 오래다. 현업에 있는 분들이 이런 현실을 호소할 시간조차 없어 화제가 안 됐다고 본다.”
“한 분의 사직으로 인해 그 지역의 신생아중환자실 진료 체계가 흔들리는 것이 정상인가. ‘지금까지 한 사람이 감당해온 책임이 얼마나 컸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차원의 문제다’라는 것을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
“원래는 전공의 1~3년 차가 정원으로 800명 정도가 차야 한다. 올해 8월에 전공의 마지막 연차가 졸국(전문의 취득)을 하고 나면 전국에서 수련 중인 소청과 전공의가 100명이 안 된다“
“의사가 돈만 밝힌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진짜 문제라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거다. 소청과 원가보전율은 79%인데, 그 말은 내가 1만원을 투자해서 7900원을 번다는 거다.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다. 급여 진료만 하면 마이너스가 날 수밖에 없으면 비급여 진료로 채우곤 하는데, 소청과는 특성상 비급여 진료가 매우 적다. 의사가 정직하게 진료를 보더라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한 3차 병원에서 있던 일인데, 폐렴이 유행하면서 소아 입원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병원장이 소청과 의사에게 “뭐가 힘드냐”라고 물어서 담당 의사가 “사람을 한 명 더 뽑아주면 좋겠다”라고 했더니, 병원장이 “사람 많이 볼수록 적자니까 그냥 입원 환자를 받지 마시죠”라고 했다더라.
원가를 제대로 계산하면 수가가 현재의 최소 3~5배는 올라야 한다. 저는 건강보험 내에서 안 되면 저출산 예산 같은 것을 따로 끌어와서 쓸 정도로 현재 상황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늘 대책을 내놓고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아니라고 본다. 소아의료는 노인에 비해서 어떻게 보면 해결이 쉽다. 의료 대상자 수 자체가 적고, 병원 이용률 자체가 노인에 비해 적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정부가 정말 그렇게 열심히 해결하려 했나 의문스럽다.
사실은 제 세대만 해도 소청과를 하겠다는 사람이 한 학번당 일정 비율 이상은 늘 있었다. 이들이 결국 다 이탈한 거다. 정부에서 노력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돼 아쉽다.”
“복지부 내에서 정책 추진을 할 거버넌스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소아 진료를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응급의학은 복지부 내에 응급의료과가 있지 않나. 학회와 긴 호흡을 가지고 연속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 담당자가 있어야 한다. 복지부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은 유관 기관에도 소아청소년 정책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한다.
수련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한 사람당 업무를 추가하지 말고, 독립적인 진료가 가능한 전문인력으로 자랄 수 있도록 전공의 수련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소아’가 붙으면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소청과만 소아를 보는 게 아니다. 소아외과, 소아흉부외과, 소아성형외과, 소아정형외과 등이 있다. 그런데 인기과라고 하더라도 ‘소아’만 붙으면 기피과가 된다. 간호팀조차도 소아간호팀은 일이 어렵기 때문에 인기가 없다. ‘소청과 의사 한 명만 채워 넣으면 된다’가 아니라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북대 교수님 사직 기사 중에 ‘7억원을 줘도 의사를 못 구한다’는 내용을 보고, 사람들이 ‘7억 주면 내가 한다’ ‘역시 의사는 돈만 밝히는 악마다’라는 댓글을 단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왜 7억을 줘도 못 할까 생각해보면, 365일 24시간 내내 병원에서 5분 대기조로 살면서 연속으로 며칠씩 당직을 하고 내 몸을 갈아 넣어서 병원을 책임져야 하는 건데 누가 하겠나.”